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이들 두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하기도 전에 일찌감치 ‘부적격’ 판정을 내리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1999년 2사단장 재직 시절 비리 혐의로 적발된 부하 장교들을 적절하게 조치하지 않아 육군참모총장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당시 자신의 휘하에 있던 사단 공병대장 A중령과 관리참모 B소령이 부대 체육관의 개·보수 공사 과정에서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정직 1개월 처분만 내렸다. 당시 헌병대장은 이들의 비위 사실을 직속상관인 김 후보자에게 보고하면서 구속수사 의견을 냈으나 묵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헌병대장은 상급 기관(육군본부 헌병대)에 이를 보고했고 육군본부 측은 직접 사건을 맡아 수사를 진행한 뒤 이들을 구속했다. 김 후보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헌병 장교가 다른 장교들에 대해서도 나쁘게 얘기한 적이 있어 그런 정도로만 알고 경고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황 후보자는 2011년 8월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뒤 그해 9월부터 현재까지 1년5개월간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근무하며 15억9000여만원을 받았다. 월 평균 1억원에 가까운 액수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3억97만원을 수령해 ‘전관예우’를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황 후보자는 2011년 8월 공직에서 퇴임할 때 13억6800만원의 재산만을 신고했지만 최근 신고액(2013년 2월)은 로펌에서의 고액 급여로 25억890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2011년 지명했던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역시 퇴직 후 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뒤 7개월간 약 7억원의 돈을 받은 사실이 불거져 낙마했던 만큼 향후 청문회에서 상당한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자 민주당 측은 이날 이들 두 후보자에 대해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와 황 후보자에 대한) 상당한 제보가 직·간접적으로 들어온다. 깜짝 놀랄 만한 제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후보자는) 자진 사퇴라는 제도를 활용하는 게 본인이나 국민·여야를 위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