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은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신당 창당’이라는 악마의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17일 말했다.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안 전 원장 측과의 세력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안 전 원장 측의 독자행보 가능성에 쐐기를 박고 나온 것이다.

문 위원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새 정치를 희망한다면서 당을 만들어 민주당 사람들을 빼가는 것은 구태”라며 “야권이 분열돼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안 전 원장 측에 강한 견제구를 날렸다.

아울러 민주당의 자강도 강조했다. 그는 “신뢰를 회복해 성숙한 야당이 돼야 한다”며 “민주-반민주, 성장-분배, 친미-반미 등 이분법에서도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이후 당 지도부 선출 문제를 놓고 주류와 비주류 간 의견 대립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4월24일 서울 노원병과 부산 영도에서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선거에 안 전 원장 본인과 측근인 금태섭·정연순 변호사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안 전 원장 측과의 관계도 재정립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대승적으로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더욱 곤혹스럽다.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은 “민주당은 안 전 원장에게 ‘정치할 거면 (4월 재·보궐에) 출마하라’고 하는 게 더 좋아 보인다”고 제안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