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은행 '62세 정년' 시범 실시…은행권 평균보다 4년 늘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은행권에서는 최초로 현재 58세인 정년연한을 62세로 연장할 방침이다. 새 정부 출범에 보조를 맞춰 60세까지 정년 연장을 추진하고 있는 시중은행권보다 한발 더 앞서나간 조치다.

17일 SC은행은 최근 노동조합과의 임금단체협상에서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정년을 연장하는 프로그램을 올해 4월부터 2014년 말까지 시범적으로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정년 연장을 할 수 있는 직원은 15년 이상 근무한 직원 중 만 48세 이상인 부장급 이상 직원과 만 45세 이상인 팀장급 이하 직원이다. 대상 직원들은 58세 이후 정년 연장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급여 수준은 정년 연장 기간 수익에 기여하는 정도에 따라 정해질 방침이다.

SC은행은 은행권에서 운영 중인 기존 임금피크제와는 달리 가능한 한 기존 급여 수준을 유지하면서 정년을 연장해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은 SC은행 노조의 제안으로 시작됐으며 다음달 말까지 노사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세부준칙이 마련될 예정이다.

외국계 은행인 SC은행이 정년 연장을 들고 나오면서 올해 금융노조의 임단협 과정에서 정년 연장 문제가 활발히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은행들의 정년을 현재 58세에서 60세로 2년 연장하고 임금피크제는 60세에서 62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SC은행의 정년 연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SC은행이 58세 정년을 기준으로 하면서 일부 직원에게만 실적에 맞춰 일할 연한을 늘려주는 것이라 일반적인 정년 연장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 고용안정을 강화하는 이유가 한국시장 철수 논란을 피하기 위한 방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