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작전의 검은 커넥션…스릴 넘치는 현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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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맨 출신 소설가 장현도 씨 '돈' 출간
금융권의 생생한 돈 흐름
흥미롭게 소설로 풀어내
금융권의 생생한 돈 흐름
흥미롭게 소설로 풀어내
여의도 증권맨에서 소설가로 변신한 장현도 씨(사진)가 두 번째 장편소설 《돈》(새움)을 내놓았다. 신참 증권 브로커가 작전 세력의 검은 제안을 받고 작전에 가담하면서 타락해 가는 내용을 다룬 소설이다. 대단한 복선과 소설적 장치는 없지만 증권사에서 일한 자신의 경험을 살려 현장감 있게 내용을 전개한다. 경험을 토대로 한 생생한 증권가 이야기로 독자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동시에 금융에 대한 전문성으로 ‘디테일’을 확보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은 대부분 그가 직접 경험한 내용이다.
고려대 심리학과를 나온 장씨는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귀국해 2009년 현대증권에 입사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선물, 현물, 외환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치면서 경험을 쌓았지만 처음 가졌던 여의도 증권가에 대한 환상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국제금융이나 기업 인수·합병 등 드라마처럼 멋진 삶을 상상했지만 실제로는 술 영업이 대부분이었죠. 시장을 보는 관점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인맥 관리가 더 중요했어요. 처음으로 큰 고객을 맞았던 것도 단순히 제가 고려대 및 학군단 출신이라는 이유였죠.”
3년 만에 증권사를 그만둔 그는 사금융 업체 ‘부티크’를 만들었다. 법인 신고를 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부티크는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업체. 2년 정도 부티크를 운영하며 돈도 벌고 재미도 느꼈다.
“제가 예측한 리스크가 들어맞고 그걸 피했을 때 쾌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점점 잠도 못 자고 전전긍긍하는 제 모습이 보이더군요.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받으며 돈만 좇다 보면 파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제 얘기에 살을 붙여 소설을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스쳤어요.”
글쓰기 경험이라곤 고객들에게 보내는 리포트가 전부였던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무작정 소설을 써내려갔다. 문장가는 아니기에 재미를 추구하는 글을 쓰자고 다짐했다. 미국의 스릴러 소설을 탐독한 경험이 스토리를 구성하는 데 도움을 줬다. 그렇게 완성한 작품이 지난해 나온 《트레이더》(새움·전2권)이다. 신인 작가의 첫 작품으론 이례적으로 1만5000부나 팔렸다.
“출판사 대표 말로는 문학공모전 같은 데 출품했다면 한 장도 안 읽고 버렸을 작품이라고 하더군요(웃음). 하지만 저는 소설에서 재미가 뒷전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존 그리샴이 자칫 지겨울 수도 있는 법정 소설로 성공했듯이 저도 영화 같은 금융 소설을 쓸 겁니다.”
아이 셋을 둔 가장. 통장 잔액은 점점 줄어들지만 별다른 생업 없이 글만 쓰고 있다. 첫 작품이 잘 안 됐다면 증권맨이 아닌 일반 회사원으로 돌아갔을 거라는 그는 요즘 “책이 재밌다”는 주변의 이야기에 보람을 느낀다.
“개인적인 욕심은 다 버렸습니다. 사실 금융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내 돈이 금융권에서 어떻게 돌면서 빠져나가고 있는지…. 그런 부분을 쉽고 흥미롭게 소설로 풀어내야죠.”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고려대 심리학과를 나온 장씨는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귀국해 2009년 현대증권에 입사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선물, 현물, 외환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치면서 경험을 쌓았지만 처음 가졌던 여의도 증권가에 대한 환상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국제금융이나 기업 인수·합병 등 드라마처럼 멋진 삶을 상상했지만 실제로는 술 영업이 대부분이었죠. 시장을 보는 관점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인맥 관리가 더 중요했어요. 처음으로 큰 고객을 맞았던 것도 단순히 제가 고려대 및 학군단 출신이라는 이유였죠.”
3년 만에 증권사를 그만둔 그는 사금융 업체 ‘부티크’를 만들었다. 법인 신고를 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부티크는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업체. 2년 정도 부티크를 운영하며 돈도 벌고 재미도 느꼈다.
“제가 예측한 리스크가 들어맞고 그걸 피했을 때 쾌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점점 잠도 못 자고 전전긍긍하는 제 모습이 보이더군요.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받으며 돈만 좇다 보면 파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제 얘기에 살을 붙여 소설을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스쳤어요.”
글쓰기 경험이라곤 고객들에게 보내는 리포트가 전부였던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무작정 소설을 써내려갔다. 문장가는 아니기에 재미를 추구하는 글을 쓰자고 다짐했다. 미국의 스릴러 소설을 탐독한 경험이 스토리를 구성하는 데 도움을 줬다. 그렇게 완성한 작품이 지난해 나온 《트레이더》(새움·전2권)이다. 신인 작가의 첫 작품으론 이례적으로 1만5000부나 팔렸다.
“출판사 대표 말로는 문학공모전 같은 데 출품했다면 한 장도 안 읽고 버렸을 작품이라고 하더군요(웃음). 하지만 저는 소설에서 재미가 뒷전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존 그리샴이 자칫 지겨울 수도 있는 법정 소설로 성공했듯이 저도 영화 같은 금융 소설을 쓸 겁니다.”
아이 셋을 둔 가장. 통장 잔액은 점점 줄어들지만 별다른 생업 없이 글만 쓰고 있다. 첫 작품이 잘 안 됐다면 증권맨이 아닌 일반 회사원으로 돌아갔을 거라는 그는 요즘 “책이 재밌다”는 주변의 이야기에 보람을 느낀다.
“개인적인 욕심은 다 버렸습니다. 사실 금융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내 돈이 금융권에서 어떻게 돌면서 빠져나가고 있는지…. 그런 부분을 쉽고 흥미롭게 소설로 풀어내야죠.”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