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전체 직원의 절반을 넘고, 사장도 프레스 작업 중 손가락이 절단돼 장애인이 된 기업이 있다. 인천시 청천동에서 식도, 가위 등 주방용 절삭기구를 생산하는 한국세라프(대표 김영훈·사진)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김영훈 대표는 1960년대 초반 부친이 설립한 가위 생산업체 삼랑금속에서 생산과장으로 근무하던 2002년 프레스 작업 중 왼손 엄지, 검지, 약지의 끝마디가 모두 절단돼 장애인이 됐다. 김 대표는 “손가락 끝마디가 없자 작업도구를 다루는 감이 떨어져 일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극복해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장애인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부친이 작고한 후 가업을 이어받은 2003년부터다. 그는 사명을 한국세라프로 변경하고 외부 시선 때문에 집에서만 생활하는 지적장애인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매년 한두 명씩 채용해 지금은 전체 종업원 23명 중 13명이 30대 초반의 지적장애인이다.

김 대표는 “처음엔 작업이 서툴렀지만 장애인들이 숙련공이 된 후 생산력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35억원이다. 생산제품은 한샘, 포스코, 롯데알루미늄, 이마트 등에 공급한다. 이 회사는 2009년 론칭한 브랜드 ‘벅칼(BUKCAL)’로 최근 식도 가위 야채칼 등을 소독까지 해주는 스팀살균 주방조리기구 세트를 출시했다.

이 회사의 경쟁력은 절삭기능을 높이는 독자기술에서 나온다. 물건을 자르고 써는 과정에서 마찰열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칼 가위의 옆면을 깊게 파내는 절삭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