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배 이상 고수익도 "고위험 상품…투자 유의"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엔·달러선물, 유로·달러선물, 미니 S&P500선물 등 해외선물 직접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통화·상품선물보다 유동성이 풍부할 뿐 아니라 상품 종류가 많고 기본예탁금 등 초기투자 비용도 낮기 때문이다. 해외선물 거래 이익에 대해선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레버리지가 높아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해외선물은 기본적으로 레버리지가 20배 이상 나오는 상품들이 많기 때문에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손실도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선물 거래량 크게 증가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을 통한 한 달 평균 해외선물 거래량(체결 계약)은 2011년 1만7154계약에서 2012년 3만9039계약으로 증가했고 올 1월에는 8만5150계약으로 늘었다. 키움증권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95%를 넘는다. 한국투자증권을 통한 해외선물 거래 역시 2011년 월 평균 2만8235계약에서 올 1월 15만1440계약으로 증가했고 신한금융투자(8114계약→4만4742계약)의 해외선물 거래량도 많아졌다. 현대증권의 해외선물 거래량은 작년 9월 110계약에서 지난 1월 2만7376계약으로 급성장했고 KDB대우증권의 거래량도 1만 계약 가까이 늘었다.
글로벌 환율전쟁이 이슈가 되면서 해외선물상품 중 해외통화선물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키움증권의 해외통화선물 거래량 비중은 작년 하반기 월 평균 64.7%에서 올 1월 80.59%로 높아졌다. 특히 1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엔·달러선물 상품 거래량은 1만7475계약으로 유로FX(3만2141계약)에 이어 거래량 2위를 차지했다.
◆상품 다양하지만 리스크도 커
투자자들이 해외선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상품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를 통해 거래할 수 있는 통화 선물은 원화로 결제하는 달러 선물, 유로 선물, 엔 선물 등에 불과하지만 금융투자회사를 통하면 달러를 결제통화로 하는 호주달러, 유로화, 영국 파운드, 스위스 프랑 선물과 미니 유로화 선물 등을 거래할 수 있다. 기초자산이 되는 주가지수와 미니 지수 선물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거래비용이 적은 것도 파생시장의 개미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엔 선물을 거래하려면 보통 기본예탁금 1500만원을 내야 하고 한 계약(100엔=1151원 가정)을 거래하려면 약 69만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키움증권을 통해 CME의 엔·달러 선물상품 1계약을 거래하려면 증거금 2860달러(약 309만원)에 계약당 8115원의 수수료만 있으면 된다.
전문가들은 해외선물의 경우 레버리지가 높아 돈을 크게 잃을 가능성이 있고 상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더 철저히 연구를 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