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달 전 적지 않은 돈을 주고 스마트TV를 장만한 김모씨(37세. 여)는 요즘 전자제품 매장을 지날 때마다 속상하다. 새로운 기능이 잔뜩 들어간 최신형 TV 신제품이 눈에 띄기 때문. '부러우면 지는거다'를 마음 속으로 되뇌이지만, 아쉬운건 마찬가지.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기다렸다가 살 껄, 후회가 된다"

전자제품을 구입하면 누구나 한번 쯤 겪는 일이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과 트렌드로 구입한 제품은 금방 구형이 되버린다. 그나마 가격이 저렴한 휴대폰이야 눈물을 머금고 다시 산다지만 몇 백만원씩 하는 가전제품은 그럴수도 없다.

삼성전자가 19일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선보인 '에볼루션 키트'는 소비자들의 이런 불만을 해소할 대안이 될 전망이다. 한 손에 쏙 잡히는 크기의 이 네모난 키트를 TV 뒷면에 꽂으면 TV의 핵심 기능을 최신으로 바꿀 수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삼성 스마트TV 모델로 활동 중인 배우 현빈이 나와 '에볼루션 키트'를 직접 시연해 보였다. 그가 2012년형 스마트TV에 에볼루션 키트를 장착하자 단 2분만에 2013년형 TV로 바뀌었다.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등 하드웨어 성능이 최신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현빈은 "얼마 전 제품 광고를 촬영하면서 가장 감동을 받은 것이 이 에볼루션 키트"였다며 "다시 봐도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실시간 TV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대화형 추천과 5가지 카테고리별 구성으로 새로워진 사용자경험(UI) 등 2013년형 신제품의 핵심 기능도 포함됐다.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TV를 새로 사지 않고도 기존 제품에서 최신 스마트TVV의 기능과 서비스를 그대로 쓸 수 있게 됐다"며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최적의 해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볼루션 키트는 TV 구입 후 4년까지 지원해준다. 단 스마트폰이 무료로 운영체제(OS)를 업그레이드 해주는 것과 달리 키트 구입 비용을 내야 한다. 2013년형 에볼루션 키트는 30만원에 판매될 예정이고, 터치 패드가 달린 리모콘을 함께 제공한다. 키트는 신제품TV와 함께 해마다 출시되기 때문에 최신 키트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그때마다 다시 구입해야 한다.

김 부사장은 "당초 올해 키트 가격을 60만원 선으로 예상했지만 소비자와의 약속을 위해 30만원에 판매키로 했다"며 "내년 이후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맞춤형 추천 기능과 동작인식이 강화된 2013년형 스마트TV 70여개 모델을 선보였다. 초고화질을 구현한 85형 울트라HD TV도 공개했다. 홈시어터 못지않은 최고의 음향과 갤러리에 걸린 작품을 보는 듯한 디자인의 이 제품 가격은 4000만원. 삼성전자는 신제품을 앞세워 올해 8년 연속 세계 시장 1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