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사 시험 비리 혐의 충남교육감 음독 시도
장학사 시험 문제 유출 사건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은 김종성 충남교육감(사진)이 음독자살을 시도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 교육감은 19일 낮 대전 태평동 관사에서 음독을 한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 119에 신고했다. 김 교육감은 출동한 구급대원에 의해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육감 관사 서재에선 유서 형태의 메모가 발견됐다. 그는 교육전문직(장학사·교육연구사) 선발시험 문제 유출 사건과 관련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지난 15일과 18일 두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김 교육감을 상대로 지난해 도 장학사 선발시험 때 일부 장학사가 응시 교사 18명에게 1인당 1000만~3000만원씩 받고 문제를 유출하는 과정을 지시했는지, 직접 지시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묵인은 하지 않았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김 교육감은 장학사 시험 문제 유출을 지시했다는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으나 경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과정이 모두 녹화되는 진술녹화실에서 변호사 2명이 동석한 가운데 조사를 진행했다”며 “조사 과정에서 강압은 없었고 사실관계 확인에만 주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지검 특수부(황의수 부장검사)는 감사원이 지적한 측근 편법 승진 의혹과 관련해 이날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나 교육감은 2010~2011년 측근을 승진 대상자로 내정한 뒤 내정자의 근무평정을 승진에 유리하게 조작하라고 인사 담당자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감사원이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 인천지검이 증거 확보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했으며 조만간 나 교육감도 소환할 방침이다.

인사전횡, 뇌물수수 등으로 감사원의 지적을 받거나 검찰 및 경찰의 수사를 받는 등 교육감이 비리 의혹에 휩싸인 교육청은 전체 17개 시·도 가운데 8곳에 달한다. 이 때문에 내부통제 장치가 부실한 직선제 교육감 선출 방식에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대전=임호범/인천=김인완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