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관료 중심축 이동…모피아 시대 막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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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인선 완료
‘모피아(재무부 출신) 지고 EPB(경제기획원 출신) 뜬다.’
박근혜 정부가 첫 경제팀 주요 인선을 옛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마무리하면서 경제팀 주축이 다시 바뀌게 됐다. 소위 EPB와 모피아는 정권마다 경제정책의 주도권을 번갈아 쥐었다.
노무현 정부는 EPB 출신 전성기였다. 초반엔 김진표, 이헌재 경제부총리 등 재무부 출신들이 득세하는 듯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과 현대차 비자금 파문 등을 거치며 이들의 입지는 좁아졌고 2006년 7월 개각 이후 ‘EPB 라인’이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와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경제팀이 꾸려졌다. 청와대에서도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 김대기 경제정책비서관 등 EPB 출신이 약진했다.
EPB 출신 관료들의 장점은 기획력. 거시경제 정책을 짜는 데 능해 ‘숲을 볼 줄 안다’는 평가다. EPB 출신들은 과거 경제사회개발 5개년 계획 등을 수립했던 경험을 살려 노무현 정부의 역점 사업인 비전2030,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지역 균형발전 등 굵직한 업무를 주도했다. 하지만 임기 말기까지 장관급 요직을 ‘EPB가 싹쓸이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재무부 국제금융국장 등을 거친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을 기용했다. 모피아의 부활이 본격화한 것은 2009년 2기 경제팀부터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 윤진식 청와대 경제수석, 진동수 금융위원장 등이 삼각편대를 이뤘다. 모피아란 옛 재무부의 영문약자인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 끈끈한 인맥을 바탕으로 세력화했다는 비판을 받지만 강력한 추진력과 팀워크는 강점이다.
하지만 모피아의 전성시대는 다시 막을 내리는 모양새다.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도 재무부 출신은 눈에 띄지 않았다. 경제1분과 간사를 맡은 류성걸 의원은 EPB 출신이다. 관가는 향후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등의 인선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박근혜 정부가 첫 경제팀 주요 인선을 옛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마무리하면서 경제팀 주축이 다시 바뀌게 됐다. 소위 EPB와 모피아는 정권마다 경제정책의 주도권을 번갈아 쥐었다.
노무현 정부는 EPB 출신 전성기였다. 초반엔 김진표, 이헌재 경제부총리 등 재무부 출신들이 득세하는 듯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과 현대차 비자금 파문 등을 거치며 이들의 입지는 좁아졌고 2006년 7월 개각 이후 ‘EPB 라인’이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와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경제팀이 꾸려졌다. 청와대에서도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 김대기 경제정책비서관 등 EPB 출신이 약진했다.
EPB 출신 관료들의 장점은 기획력. 거시경제 정책을 짜는 데 능해 ‘숲을 볼 줄 안다’는 평가다. EPB 출신들은 과거 경제사회개발 5개년 계획 등을 수립했던 경험을 살려 노무현 정부의 역점 사업인 비전2030,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지역 균형발전 등 굵직한 업무를 주도했다. 하지만 임기 말기까지 장관급 요직을 ‘EPB가 싹쓸이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재무부 국제금융국장 등을 거친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을 기용했다. 모피아의 부활이 본격화한 것은 2009년 2기 경제팀부터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 윤진식 청와대 경제수석, 진동수 금융위원장 등이 삼각편대를 이뤘다. 모피아란 옛 재무부의 영문약자인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 끈끈한 인맥을 바탕으로 세력화했다는 비판을 받지만 강력한 추진력과 팀워크는 강점이다.
하지만 모피아의 전성시대는 다시 막을 내리는 모양새다.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도 재무부 출신은 눈에 띄지 않았다. 경제1분과 간사를 맡은 류성걸 의원은 EPB 출신이다. 관가는 향후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등의 인선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