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사령탑 교체…'R&D 전문가' 박성욱 전면에
SK하이닉스는 19일 이사회를 열어 신임 대표이사에 박성욱 연구개발총괄 부사장(55)을 선임했다. 또 김준호 코퍼레이트총괄 부사장(57)을 사내이사로 새로 추천했다. 임기가 끝나는 권오철 사장(55)은 고문을 맡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이르면 20일 박 대표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것을 내용으로 한 임원인사를 할 예정이다. 신임 박 대표는 경북 포항 동지상고와 울산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4년 KAIST에서 재료공학 석사학위를 땄다. 그해 현대전자 반도체연구소에 입사, 하이닉스에서 연구소장과 연구개발제조총괄 등으로 일했다. 회사를 다니며 1992년 KAIST에서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이수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미세공정이 한계를 보이고 차세대 반도체를 준비해야 하는 때에 SK하이닉스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본격 성장하는 데 박 대표가 적임자로 평가받았다”고 설명했다.

사내이사로 선임된 김 부사장은 1982년 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검찰 출신이다. 1985년 서울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대검찰청 과학수사과, 컴퓨터수사과를 거쳐 중수3과장과 법무부 정책기획단 단장을 역임했다. 2004년 SK 윤리경영실장(부사장)으로 들어와 SK에너지 부문장 등을 지냈다. 2011년 SK텔레콤 부문장으로 옮겨 하이닉스 인수를 총괄한 뒤 작년 2월부터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총괄 부사장으로 일해왔다.

SK하이닉스는 박 대표 선임으로 하이닉스 시절을 포함, 상고 출신 대표 3명을 배출하게 됐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대표를 맡은 우의제 전 하이닉스 사장은 경기상고를 졸업했고 뒤이어 하이닉스 사장에 오른 김종갑 한국지멘스 회장은 대구상고 출신이다.

신임 박 대표는 앞으로 SK하이닉스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차세대 사업을 발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에 5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으나 지난해 전체로는 227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경쟁 업체에 비해 선방한 편이지만 대표적 메모리 반도체인 D램 값 약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 내부에서도 삼성전자처럼 모바일 D램이나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PC(phase change·상태변화)램처럼 D램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를 양산하는 것도 과제다.

업계 지각 변동도 현안으로 꼽힌다. 경쟁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이 2분기 중 일본 엘피다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면 D램 세계 2위인 SK하이닉스 뒤를 바짝 추격하게 된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