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열리는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 재계 총수들의 참석이 저조할 전망이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당시 이건희 삼성 회장을 비롯한 4대 그룹 총수와 주요 경제단체 회장들이 대거 참석했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 회장은 하와이에 머물고 있어 이번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한다. 지난달 11일 하와이로 출국한 이 회장은 22일 일본 도쿄으로 가 지인들을 만나며 2주 가량 머물렀다. 이후 다시 하와이로 건너가 다음 달 초께나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취임식에는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대신 참석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 회장이 해외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울 경우 이수빈 회장이 그룹을 대표해 주요 행사에 참석한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과 구본무 LG 회장은 아직까지 참석 여부가 불투명하다. 다만 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것에 비춰봤을 때 이번에도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달 회삿돈 횡령혐의로 구속돼 참석이 불가능한 상태. 김승연 한화 회장 역시 횡령ㆍ배임 혐의 등으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데다 건강 악화로 치료 중이어서 참석하지 못한다. 신동빈 롯데 회장도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조양호 한진 회장은 취임식에 참석해 축하할 계획이다. 최근 연임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단체 회장들도 대부분 참석할 예정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업무 때문에 해외에 나가 있거나 일신상 이유로 오지 못하는 총수들이 있어 취임식 참석률이 높지는 않을 것 같다" 며 "박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경제민주화'를 강조해온 만큼 재계도 긴장하는 분위기지만 한편으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들은 총수의 취임식 참석과는 별개로 주요 일간지 등을 통한 축하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다. 앞서 이 대통령 취임 식 직전에도 주요 그룹들은 지면이나 현수막 광고를 통해 새 정부 출범을 축하했다.

이번 취임식은 25일 자정 보신각 타종 행사를 시작으로 취임사 등을 포함한 본행사, 축하공연 등으로 이어진다. 오후 7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리는 외빈 만찬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