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M&A 엔진'…질주하는 美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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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디포-오피스맥스 합병 호재…다우, 사상 최고치 육박
투자자 자신감…하루변동폭, 1995년 이후 최저
투자자 자신감…하루변동폭, 1995년 이후 최저
작년 11월부터 지속되고 있는 뉴욕 증시의 상승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정책과 각종 경제지표 및 기업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면 이번에는 기업 인수·합병(M&A) 붐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투자자들의 자신감이 강해지면서 주가의 출렁거림도 크게 줄어들었다.
미국 30개 대기업으로 구성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9일(현지시간) 0.39% 올라 14,035.67에 장을 마감했다. 2007년 10월9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14,164.53)에 바짝 다가섰다. S&P500지수도 0.73% 뛴 1530.94로 5년 전 사상 최고치(1565.15·2007년 10월9일)를 약 34포인트 남겨놨다.
◆증시 달구는 M&A 기대감
이날 뉴욕 증시의 상승을 이끈 건 또 하나의 M&A 소식이었다. 사무용품 소매업 2, 3위 업체인 오피스디포와 오피스맥스가 주식 교환 방식으로 합병을 추진한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전해지면서 투자 심리에 불이 붙었다. 두 회사의 주가는 이날 하루 동안 각각 9.37%, 21% 치솟았다. 같은 업계 1위 업체인 스테이플스 역시 2, 3위 업체의 합병으로 시장 경쟁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에 13% 이상 급등했다.
사실 이달 초 뉴욕 증시에서는 곧 조정이 시작될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실적 발표 시즌이 끝나가면서 더 이상 랠리를 이끌 동력이 사라졌다는 견해가 우세했다. 이 같은 ‘재료 공백 상태’를 메운 건 벅셔해서웨이의 하인즈 인수 등 잇따라 발표된 M&A 계획이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미국에서 1400억달러 규모의 M&A가 발표됐다. 지난해 1~2월을 합친 규모(996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보스턴에 있는 투자회사 비콘크레스트캐피털의 케빈 디브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M&A가 늘어나는 건 기업들이 미래를 내다보기 시작했다는 뜻”이라며 “투자심리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M&A가 활성화되면 기업금융 활동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 금융주도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 주가는 이날 각각 1.33%, 1.51% 올랐다.
◆용감해진 주식 투자자들
JP모건체이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 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시퀘스터)을 둘러싼 정치권 교착 상태, 24~25일로 예정된 이탈리아 총선의 불확실성 등 앞으로 주가가 하락할 이유가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증시가 예상외로 탄탄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투자자들의 자신감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5년간 1.08%에 달했던 S&P500지수의 하루 평균 변동 폭이 올해 들어 0.43%로 줄었다. 1995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가 변동 폭이 줄었다는 건 그만큼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두려움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유럽 경제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것도 투자자의 두려움을 없애는 데 한몫했다. 유럽경제리서치센터가 이날 발표한 독일 투자자들의 2월 경기기대지수가 시장 예상치(35.0)를 훌쩍 넘어선 48.2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에 호재로 작용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