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곳곳에 포진한 서울고 인맥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서울고 27회·사진)가 업계와 소통하고 현안을 파악해 이를 정책화하는 데 동문들이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가능성이 높아서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로 그동안 정부 부처의 각종 평가위원으로 활동한 서 후보자는 학계에서도 손꼽히는 도시 및 주택 전문가다. ‘행복주택 프로젝트’와 ‘목돈 안 드는 전세 대책’ 등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도 그가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행정 경험이 없고 실무 경험도 적은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때문에 박 당선인의 공약을 정책으로 구체화해야 할 서 후보자에겐 업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고교 동문들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건설업계 서울고 인맥 중에서는 ‘인건회(인왕건설인회)’ 멤버가 가장 두드러진다. 옛 서울고가 인왕산 자락과 가까워 붙여진 이름이다. 회장은 서 후보자의 6년 선배인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21회)이 맡고 있다. 정 사장과 동기로는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과 윤춘호 전 극동건설 사장이 있다. 강희용 전 LIG건설 사장(18회)과 유웅석 전 SK건설 부회장(20회), 차도윤 전 대성산업 건설사업부 사장(24회),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26회)도 인건회 멤버다. 서울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이종수 SH공사 사장(20회)은 서 후보자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선배다. 고교 동기로는 김만기 동부건설 부사장과 최상호 이수건설 전무 등이 있다. 정창수 전 국토해양부 차관(28회)과 김흥수 건설산업연구원 원장(30회)은 서 후보자의 후배다.

서 후보자는 건설업계에서 일하지 않아 ‘인건회 멤버’는 아니다. 하지만 인건회 회원들과 잘 알고 지내는 사이여서 업계 조언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건회 한 회원은 “건설업계에서는 서울고 출신 선후배들이 많다”며 “필요하면 장관 후보자에게 건설업계 목소리를 전해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