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강조되는 시대. 남을 설득하는 능력은 일에서든 일상 생활에서든 핵심적인 능력으로 여겨진다. 어떻게 하면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가질 수 있을까. 아래 두 책은 ‘스토리’를 활용하라고 강조한다. 스토리텔링으로 소통할 경우 그저 원론적인 이야기를 강조하는 것보다 훨씬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스토리를 공유하면 서로 친밀감과 호감을 느끼게 되고 개인적인 관계를 맺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리더는 이야기를 통해 회사 밖의 사람들에게 더 큰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고 직원들의 충성심도 강화할 수 있다. 스토리는 자신과 상대방의 긴장을 풀게 해줄 뿐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창의적 아이디어와 열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스토리를 훔쳐라》(짐 홀트지 지음, 21세기북스)는 스토리텔링의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는 책이다. 글로벌 기업 리더들의 이야기를 통해 스토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혁신적인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설 작가로 일해 온 저자는 평소 미국과 유럽 재계 리더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삶과 경영 철학을 듣는다. 그가 글로벌 기업 리더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줄 수 있는 이유다.

책은 세계적인 경영자들의 이야기와 교훈을 자신의 실제 상황에 맞춰 사용할 수 있는 흥미롭고 실제적인 수단으로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한다. 또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사례를 제시하며 궁극적인 소통을 이루게 해준다.

《스토리로 리드하라》(IGMbooks)의 저자 폴 스미스는 비즈니스에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밝히면서 가장 효과적인 리더십은 스토리라고 주장한다.

비즈니스에서 스토리텔링 능력은 조직 안팎에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필수적인 요소다. 사람들과 소통하며 행동에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리더십의 본질이라면 스토리텔링 능력이야말로 그걸 이룰 수 있는 최고의 능력이라는 얘기다.

사실을 그 자체로 전하는 것보다 스토리 형태로 전달할 때 기억하기 쉽고 감정에 호소해 영감을 주기 때문이다.

1865년 핀란드 기업 프레드릭이데스탐은 남부에 펄프제지 공장을 세운 뒤 굴지의 제지업체로 성장했다. 그러다가 1900년대 들어 전기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자 1902년 발전소를 세워 인근 지역사업자들에게 전력을 공급했다.

그러나 1910년 말 재정적 난관에 부딪치자 고육지책으로 고무회사와 합병했다. 그 뒤 위기를 넘기고 경영 정상화를 이룬 이 회사는 1920년대 초 전화 서비스가 급성장하는 것을 보고 1922년 케이블회사를 인수하게 된다. 이 결정이 이 기업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회사는 이후 100년간 주변 산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전 세계 통신시장을 호령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고 2010년 기업가치 400억달러로 성장했다. 바로 노키아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에 밀려 고전하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재기를 준비하고 있다.

저자는 2년 전 글로벌기업 P&G의 제지사업부에서 장기전략 수립팀을 이끌면서 이 이야기를 들려줬다. 장기계획 수립에 회의적이던 팀원들은 이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업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노키아가 해냈는데 우리라고 왜 못하겠나”란 공감대가 형성되며 모두가 적극 뛰어들었다. 원론적 이야기를 강조해봐야 효과가 없다. 그야말로 ‘스토리의 힘’을 보여주는 스토리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