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등기이사 내놓은 까닭 알고 보니…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이 신세계와 이마트 등기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것과 관련, "책임경영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는 19일 '2013년 정기주주총회 소집결의' 공시를 통해 정 부회장을 제외한 김해성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 장재영 신세계 대표, 김군선 신세계 지원본부장 등 3명을 등기이사 후보로 올렸다. 이로써 정 부회장은 2010년 3월 신세계 등기이사로 선임된 지 3년여 만에 등기이사직을 내놓게 됐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최근 경제민주화 바람으로 기업 대주주의 권한은 낮아지고 책임은 강화됐다" 며 "정 부회장의 등기이사 사퇴는 이러한 책임을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너의 등기이사 사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며 대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신세계는 최근 압수수색, 검찰 조사 등 잇따른 악재를 겪고 있다. 정 부회장은 자사 베이커리 계열사에 부당한 특혜를 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또 신세계는 노조 설립을 방해하기 위한 직원 사찰 등의 혐의로 서울지방노동청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등기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뿐 아니라 배임죄, 이사의 자기거래 승인 등 각종 규제 및 견제를 받게 된다" 며 "등기이사로서의 특혜보다 규제 등이 더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정 부회장은 기업의 성장을 위한 미래사업에 집중할 것" 이라며 "앞으로의 기업 먹거리를 찾는 것은 더 큰 책임이 따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등기이사 사퇴는 최근의 사태 때문에 결정된 것이 아니라 2011년부터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2010년 3월 신세계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2011년 5월 이마트가 분할된 후에는 이마트 등기이사도 맡았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