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과 아인슈타인의 공통점은 둘 다 천재라는 것과 나비넥타이를 애용했다는 것이다. 카를 마르크스도 나비넥타이를 자주 매고 다녔다. 프랑스 문호 발자크 역시 나비넥타이 예찬론자다. 평범함과 천재를 구별하는 것이 나비넥타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그의 작품 속 주인공들도 주로 나비넥타이를 맸다.

나비넥타이의 기원은 프랑스와 프러시아(지금의 독일) 간 30년전쟁(1618~1648년)에서 프랑스 측 용병으로 참가했던 크로아티아 병사들이라고 한다. 이들은 군복 셔츠의 목 부분을 바로 잡아주기 위해 일종의 스카프를 맸다. 그것이 아군이라는 신호도 됐다. 이 독특한 패션은 당시 프랑스 상류사회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넥타이를 뜻하는 크라바트(cravat)도 크로아티아 용병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나비넥타이가 유럽과 미 대륙에 본격적으로 퍼진 건 19세기 들어서다. 당시 나비넥타이의 아이콘은 링컨이었다. 링컨은 변호사 시절부터 연미복에 수염을 하고 나비넥타이를 즐겨 맸다. 일반 미국인의 모습인 엉클 샘도 높은 모자에 턱수염, 그리고 나비넥타이를 매고 있다.

나비넥타이의 황금시기는 20세기 초다. 나비넥타이를 매는 것이 운을 불러들인다는 루머까지 있었다. 무엇보다 가수 프랭크 시내트라가 매면서 나비넥타이는 선풍적 인기를 끌게 됐다. 영국의 처칠과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의 나비넥타이 사랑도 유명하다.

국내에서도 1950년대 정치권에서 나비넥타이가 유행했다. 해공 신익희나 장면 총리는 줄곧 나비넥타이를 착용한 신사로 통했다. 이승만 대통령도 나비넥타이를 한 정장 차림으로 국민 앞에 서곤 했다.

비즈니스 매거진 ‘석세스’의 설립자인 클레멘트 스톤은 “나비넥타이는 에너지와 정력적 활동을 상징한다”며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패션”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의사들이 나비넥타이를 맨다고 한다. 그 이유가 재미있다. 긴 넥타이는 진료할 때도 불편한 데다 병원균을 옮기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영국 정부가 2008년 의사들에게 넥타이를 제한한 것을 예로 든다. 남자의사 200명 중 30~40%가량이 나비넥타이를 매고 진료하고 있다고 한다. 멋보다는 현실적 이유에서다. 물론 커피를 마실 때도 일반 넥타이보다 나비넥타이가 훨씬 낫다. 커피를 쏟아 넥타이를 버릴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비넥타이는 아직 국내에서는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튀는 것을 싫어하는 국민정서에 맞지 않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