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이 불과 3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증권시장에서도 '박근혜노믹스'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시장의 확인심리가 커지고 있다. 정책 방향성에 대한 막연한 기대심리로 테마주가 형성되거나 규제 강화, 대규모 개발사업 등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박 당선인이 제시한 5대 국정목표는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맞춤형 고용·복지 △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 △안전과 통합의 사회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 구축이다. 이에 따른 구체적인 실행 정책들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혜주보다는 테마주와 피혜주가 먼저 주목을 받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노믹스에 대한 기대와 우려로 원전주와 헬스케어주, 금융주 등이 각종 정책 테마로 묶이면서 들썩이고 있다.

이날 헬스케어주들은 새정부의 핵심산업으로 헬스케어 산업이 명시됐다는 이유로 인포피아 인성정보 등은 8~13%대 강세를 보였다. 인피니트헬스케어도 장중 9% 이상 올랐다가 차익실현 매물에 1%대 상승세로 마감했다. 원전용 초음파 유량계 개발 업체인 우진한전기술도 각각 4.17%, 2.10% 올랐다. 새 정부에서 원전 관련 정책 지원이 커질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새 정부 인사와 관련 테마주는 키스톤글로벌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키스톤글로벌은 이날 차익실현 매물에 장중 주춤하기도 했으나 결국 5.40% 상승 마감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최고경영자인 정 크리스토퍼영 회장이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장관 내정자와 매제 지간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기록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국내 증시는 새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면서 전반적인 '우상향'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며 "다만 현재는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테마주나 규제 불확실성 관련 피해주들에 국한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새 정부의 정책에 따른 수혜와 피해 결과 나타나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발사업을 주도해왔던 롯데관광개발은 피해가 우려된다.

이날 롯데관광개발은 용산국제업지구 개발사업에 따른 불확실성에 6.35% 급락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코레일에 이은 사업 2대 주주이며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지분(70%)을 갖고 있다.

개발사업 최대주주인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그러나 전날 민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의 추가 자금조달 방안을 거부하고, 지분을 추가 확보해 공공 단계개발사업으로 추진키로 했다는 내용 등을 정부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정책 수혜주에 대한 윤곽은 정부조직개편과 정책 검토 작업 등을 거치고 나서 3월 중순 이후에나 파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통령 임기가 5년 단임형태인 한국은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1~2년차에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지와 특정산업 위주의 육성정책에 따라 비교적 큰 규모의 수혜주가 발생한다"며 "본격적인 수혜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방향성을 기초한한 규제 측면 불안요인(리스크)에 대한 확인심리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노출된 정부의 방향성을 놓고 보면 제약, 은행, 인터넷·게임 업종은 긍정적인 데 반해 면세점, 통신, 지주사, 유통업종은 부정적이라는 분석이다.

강 연구원은 "은행, 인터넷·게임 업종은 그동안 많은 규제가 이뤄져 더 이상 실효성 있는 정책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반대로 면세점, 통신, 지주사, 유통업종은 각각 유통법 강화와 통신비 인하 압력,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규제, 공익성 확대 등으로 인해 신정부의 규제 강도가 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