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25일 코스피지수는 보합권 등락을 거듭하다 하락해 2010선을 하회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보다는 미국 시퀘스터(sequester·대규모 예산 자동 삭감) 협상과 이탈리아 총선 결과에 대한 관망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론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권준하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 총선 결과와 미국 시퀘스터 등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관망세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수급적으로도 지수가 2000선을 회복한 이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기관 매물이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날도 기관은 다른 수급 주체와 달리 1400억원 이상의 매물을 내놨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수가 2000선을 웃돌면서 주식형 펀드의 환매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미국 시장의 상승도 경제 지표 개선 재료 보다는 개별 기업의 인수합병(M&A) 재료 등이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를 반등 국면으로 이끌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어 횡보 양상이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지수는 올라 왔지만 주도주 부재와 거래대금 감소, 투신권의 환매 압력 증가 등을 감안하면 대응이 쉽지 않은 장세"라며 "장기적으론 IT(정보기술), IT 부품, 자동차부품에 대한 긍정적 접근이 가능하지만 단기적으론 과거 경험상 필수 소비재를 중심으로 한 내수주 투자가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재만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별다른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기대할 수 있는 모멘텀은 내달초 예정된 중국의 양회에서 나올 정책 기대감 등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다만 "중국 모멘텀이 증시에 선반영되기 보다는 후행적으로 관련 정책을 확인하고 간다는 관망 심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당분간은 그동안 지수를 끌고 왔던 IT, 금융 등의 추가적인 상승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