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공장 설립·점유율 15%까지 확대…한국타이어 "미국으로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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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가 미국에 타이어 생산공장을 세우고 시장점유율을 최대 1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모터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유럽시장 공략에 힘쏟는 한편 북미 지역에서도 판매량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18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북미지역 딜러 회의에서 이 같은 북미 전략을 설명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이 행사에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참석했다. 매년 열리는 이 행사에 최고경영자가 참석한 건 이례적이다. 조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현재 5%인 북미 지역 시장점유율을 장기적으로 12~15%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이를 위해 매년 5~6%씩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국타이어는 미국에 생산공장을 설립해 물량 공급 확대와 가격 경쟁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조 사장은 “현재 미국 내 여러 주정부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부지를 정하고 공장 설립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가 지금까지 공들여온 유럽시장에서 북미 지역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글로벌 톱5’ 타이어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미국 시장 판매량 확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타이어의 북미 지역 시장점유율은 5%로 6%가 넘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보다 낮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두 배 이상 늘려야 내실 있는 성장이 가능하다”며 “조 사장이 직접 멕시코로 날아가 행사를 주관하며 딜러들의 의욕을 고취시킨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신차용(OE) 타이어 차종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조 사장은 “OE 타이어를 늘리는 게 2억5000만달러(약 2715억원)를 투입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광고 캠페인을 하는 것보다 브랜드 홍보에 효과적”이라며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회사들과 OE 타이어 공급 확대를 위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독일 프리미엄 3사 중 BMW와 아우디에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으며 메르세데스 벤츠와도 협의를 진행 중이다. 포드와 링컨, GMC,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회사에도 OE 타이어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미주법인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22.9% 늘어난 1조5200억원으로 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3월부터 ‘벤투스 S1’ 등 고성능 타이어를 론칭하고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겨울용 타이어 판매에 나설 것”이라며 “올해 시장점유율을 역대 최고치인 5.4%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모터스포츠 마케팅으로 브랜드 인지도 상승 효과를 본 한국타이어는 미국에선 메이저리그를 중점 공략할 계획이다. 올해 28개 야구경기장에 한국타이어 로고 광고판을 걸고,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카고 화이트 삭스 등 명문구단과 함께 마케팅을 벌이기로 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