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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대통령은 있고 내각은 없다는 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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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했지만 새 내각이 출범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여야 간 힘겨루기 속에 정부조직 개편이 지연되고 있고, 따라서 장관임명 절차도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조직법이 타결돼도 총리와 장관의 인사청문회를 끝내려면 박근혜 대통령에 이명박 내각이라는 체제는 3월 중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더구나 청문회가 적격인사를 골라내는 게 아니라 정치권의 흠집내기 도구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문회 스펙에 맞는 인물을 찾느라 국정원장 금융위원장 등 주요 기관장의 인선이 지체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면 박근혜 정부의 온전한 구성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방송의 보도와 비보도 부문을 분리하자는 새누리당과 이에 반대하는 민주통합당 간의 이견이 정부 조직개편과 관련된 최대 쟁점이라고 한다. 그러나 과연 이 문제가 정부조직법의 핵심 쟁점인지 국민들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국리민복에 절체절명의 영향을 미칠 문제가 아닌 것도 자명하다. 전파가 공공재인데 반해 케이블은 사적 재화인 것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공중파와 기타 방송을 분리하자는 정부안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확고한 논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민주당 역시 이른바 무조건 얻어내야 한다는 구태의연한 모습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저급한 계산과 체면으로 싸우는 한국 정치의 퇴행적 양상이다.

    이러는 사이 새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도 산처럼 쌓여가고 있다. 당장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일본의 독도 도발은 어찌할 것이며, 7분기 연속 0%대로 떨어진 성장률은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지, 복지확대와 재정악화의 모순은 어떻게 풀 것인지, 10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는 또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박근혜 정부의 과제가 벌써 산적해 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선 현안 처리는 물론 청와대 비서실 직제개편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 새 정부의 내각이 아니라 지난 정권의 장관들로 구성된 국무회의에서 어떤 적극적 결정을 내릴 수도 없다.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부가 정상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은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일 뿐 야당의 체면이 상하는 것도 패배주의적 노선을 가는 것도 아니다. 대통령은 존재하는데 그의 각료가 없다는 이 기이한 정치 상황은 누라 뭐라고 해도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여당도 그렇지만 야당에도 분명 그 책임의 일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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