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26일 이탈리아의 정국 불안 등 해외 악재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정부의 출범에 따른 기대로 커 하락 폭은 제한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25일 미국 이탈리아 총선 결과 우려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뉴욕 증시는 이탈리아의 총선 직후 출구조사에서 개혁 성향의 중도좌파인 민주당이 하원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승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개표가 시작되자 낙관적인 전망은 불안으로 바뀌었다.

새 정부 출범 첫날이었던 전날 코스피지수는 보합권에서 등락하다 투신권 매물 부담으로 2010선을 지키지 못했다. 9.37포인트(0.46%) 떨어진 2009.52로 마감했다. 엔화 약세로 자동차주의 낙폭이 컸고, 거래대금도 부진했다.

예상과 달리 이탈리아 정치권의 불안감은 커지는 양상이다.

이탈리아 총선 중간 개표 결과 민주당은 하원에서 무난히 제1당을 차지해 의석의 55%를 확보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원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는 하원과 상원에 똑같은 권한을 부여하고 있어 정부 구성을 위해선 양원 모두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에서 어느 정당도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정치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시퀘스터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대규모 예산 자동 삭감을 의미하는 시퀘스터 발동이 다음달 1일로 다가왔지만 미국 정치권이 이번주 내로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회복한 이후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며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면서 "이탈리아 조기 총선(현지시간 24~25일), 버냉키 미국 연준의장의 의회 증언(26~27일) 등의 대외 변수로 인해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새 정부 출범에 다른 기대감이 지수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애널리스트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의 새 정부 정책 기대감 등은 지수 하방 경직성과 함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 이라며 "창조경제를 통한 성장 동력 강화와 중소기업의 주역화, 일자리 창출 등의 의지를 표명한 새 정부가 경기 활성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돼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