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떠나온 지 오래된 대부분의 고려인들은 한복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한복 한번 입어보는 게 평생의 소원이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동포들이 많습니다.” (강정식 우크라이나 고려인협회장)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인 교포를 뜻하는 고려인. 이 중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는 고려인은 3만명에 달한다. 이들에게 조국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한복 100벌이 전달될 예정이다. 구로구와 구로구시장상인회는 3000만원 상당의 한복 100벌을 우크라이나 동포인 고려인들에게 전달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지난해 9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자리에서 강정식 고려인협회장을 만났다. 이 구청장은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우리민족 고유전통을 지키며 살려고 노력하는 고려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강 회장은 당시 “고려인 다수가 빈곤층이라 한복을 구입하기 어려운데다 한복 한 번 입어보는 게 평생의 소원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한국에 돌아온 후 고려인들에게 한복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수소문했고, 그 소식을 전해들은 구로시장상인회가 흔쾌히 기부의사를 전해왔다. 구로시장상인회는 각자 매장에서 보관·판매 중인 한복 100벌(3000만원상당)을 기증하기로 했다. 성인 한복, 어린이 한복뿐 아니라 노리개, 토시, 꽃신 등 한복용 소품까지 완비했다. 이종운 구로시장상인회장은 “뜻 깊은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한복과 함께 조국의 따뜻한 마음도 전달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복 전달식은 지난 25일 구로구청장실에서 이성 구청장과 이종운 구로시장상인회장 등 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기증 받은 한복은 항공우편을 통해 우크라이나 고려인협회에 전달될 예정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