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스, 흑자전환 일등공신 해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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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대표 퇴출…대주주와 불화설
신임 대표에 하이닉스 출신 남정곤
신임 대표에 하이닉스 출신 남정곤
기업용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티맥스소프트의 최고경영자(CEO)가 전격 교체됐다.
티맥스소프트는 25일 임시 이사회에서 이종욱 대표이사 부회장을 해임한 데 이어 26일 남정곤 전 하이닉스반도체 전무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 남 사장 내정자는 다음달 4일부터 사장 업무를 시작하고 하순께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된다. 퇴임한 이 전 부회장은 지난해 8월 티맥스소프트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서 조기 졸업시키고 10분기 연속 흑자를 내는 데 기여한 경영자라는 점에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이 전 부회장, 구조조정 주도
티맥스소프트는 대주주인 박대연 회장이 1997년 설립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다. 서버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인 ‘미들웨어’가 주력 사업이다. 2008년에는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PC 운영체제(OS)인 ‘티맥스 윈도’ 개발에 나서고 시스템통합(SI) 시장에 뛰어드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실패하면서 실적이 악화돼 2010년 6월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영입된 것은 이 무렵이었다. 그는 2010년 4월 대표를 맡은 뒤 미들웨어 제품인 ‘제우스’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수익이 없는 사업을 구조조정했고 고객사를 직접 찾아다니며 영업에 주력했다. 2010년 3분기부터 연속 흑자를 냈고 올해 6월 예정된 워크아웃 졸업 시기를 지난해 8월로 1년 가까이 앞당겼다. 티맥스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7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영 방침에 의견 차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이끈 이 전 부회장이 전격 해임된 것에 대해 회사 측은 “회사의 주요 방침에 대해 이사회와 이 전 부회장 간에 이견이 있었다”며 “결국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서의 업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의견 차이를 보인 ‘회사의 주요 방침’은 대주주인 박 회장과 이 전 부회장의 ‘경영에 대한 철학’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업이 위기를 넘기고 안정화하는 단계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경영 시스템을 어떻게 갖춰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시각 차이가 컸다”고 말했다. ‘경영난에 빠진 기업을 구조조정’하는 CEO의 역할과 ‘기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는 CEO의 역할은 달라야 한다는 대주주의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박 회장이 과거에 야심차게 밀어붙였던 OS 자체 개발 문제를 놓고 두 사람이 이견을 보인 것 아니냐는 소문에 대해서는 “이번 해임은 제품 개발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라고 티맥스소프트는 설명했다. 회사 측은 “OS는 더 이상 회사 차원에서 (개발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워크아웃 직전에 박 회장이 직원들에게 장외시장 거래가보다 3~5배 높은 가격(1만원)에 양도했던 주식을 회사 측이 매입하는 문제를 놓고 갈등이 있었다는 얘기도 있다. 박 회장이 벌인 일을 회사가 떠안아서는 안 된다고 이 전 부회장이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서도 회사 측은 “우리사주와 관련된 소송은 오래전에 모두 해결됐다”며 “해임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전 부회장 측 관계자는 “워크아웃 졸업 이후 기업으로서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도덕성 등에 관해 의견 대립이 있었다”며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정도경영이 중요한데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전 부회장은 회사 경영방침에 대해 이사회와 타협할 수도 있었지만 (해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싶고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티맥스소프트는 25일 임시 이사회에서 이종욱 대표이사 부회장을 해임한 데 이어 26일 남정곤 전 하이닉스반도체 전무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 남 사장 내정자는 다음달 4일부터 사장 업무를 시작하고 하순께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된다. 퇴임한 이 전 부회장은 지난해 8월 티맥스소프트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서 조기 졸업시키고 10분기 연속 흑자를 내는 데 기여한 경영자라는 점에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이 전 부회장, 구조조정 주도
티맥스소프트는 대주주인 박대연 회장이 1997년 설립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다. 서버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인 ‘미들웨어’가 주력 사업이다. 2008년에는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PC 운영체제(OS)인 ‘티맥스 윈도’ 개발에 나서고 시스템통합(SI) 시장에 뛰어드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실패하면서 실적이 악화돼 2010년 6월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영입된 것은 이 무렵이었다. 그는 2010년 4월 대표를 맡은 뒤 미들웨어 제품인 ‘제우스’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수익이 없는 사업을 구조조정했고 고객사를 직접 찾아다니며 영업에 주력했다. 2010년 3분기부터 연속 흑자를 냈고 올해 6월 예정된 워크아웃 졸업 시기를 지난해 8월로 1년 가까이 앞당겼다. 티맥스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7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영 방침에 의견 차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이끈 이 전 부회장이 전격 해임된 것에 대해 회사 측은 “회사의 주요 방침에 대해 이사회와 이 전 부회장 간에 이견이 있었다”며 “결국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서의 업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의견 차이를 보인 ‘회사의 주요 방침’은 대주주인 박 회장과 이 전 부회장의 ‘경영에 대한 철학’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업이 위기를 넘기고 안정화하는 단계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경영 시스템을 어떻게 갖춰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시각 차이가 컸다”고 말했다. ‘경영난에 빠진 기업을 구조조정’하는 CEO의 역할과 ‘기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는 CEO의 역할은 달라야 한다는 대주주의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박 회장이 과거에 야심차게 밀어붙였던 OS 자체 개발 문제를 놓고 두 사람이 이견을 보인 것 아니냐는 소문에 대해서는 “이번 해임은 제품 개발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라고 티맥스소프트는 설명했다. 회사 측은 “OS는 더 이상 회사 차원에서 (개발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워크아웃 직전에 박 회장이 직원들에게 장외시장 거래가보다 3~5배 높은 가격(1만원)에 양도했던 주식을 회사 측이 매입하는 문제를 놓고 갈등이 있었다는 얘기도 있다. 박 회장이 벌인 일을 회사가 떠안아서는 안 된다고 이 전 부회장이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서도 회사 측은 “우리사주와 관련된 소송은 오래전에 모두 해결됐다”며 “해임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전 부회장 측 관계자는 “워크아웃 졸업 이후 기업으로서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도덕성 등에 관해 의견 대립이 있었다”며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정도경영이 중요한데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전 부회장은 회사 경영방침에 대해 이사회와 타협할 수도 있었지만 (해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싶고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