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어려운 요즘, 겨울을 견디고 피어나는 매화처럼 꿋꿋하게 일어나길 바라는 희망을 담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취임식 때 입은 한복을 직접 디자인·제작한 김영석 전통한복김영석 대표(50·사진)는 26일 “희망의 복주머니 행사를 위한 365개의 복주머니를 만드는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한복 제작 의뢰를 받고 평소 생각하던 디자인대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본지 2월26일자 A2면 참조

김 대표는 “예전부터 갖고 있던 국산 원단으로 만들었는데 (박 대통령이) 워낙 화려하고 비싼 건 싫어해 비교적 심플하면서도 희망을 표현하는 디자인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낮에 입은 한복은 파란색 치마·저고리와 붉은색 두루마기로, 두루마기 위에는 광택 나는 노란색 매화가 새겨져 있다. 김 대표는 “태극기를 상징하는 푸른색으로 치마와 저고리를 만들었고 깃과 고름은 고려 때부터 사용하던 광택 나는 원사로 포인트를 줬다”고 말했다. 빛의 3원색인 빨강 노랑 파랑을 모두 사용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잘못 하면 ‘촌스러울’ 수 있는 세 가지 원색으로 희망과 화합, 여성미와 리더십 등을 모두 표현하기 위해 총 3주가량 걸려 제작했다”며 “평소 입는 사이즈를 알려준 대로 만들었고 결과물에 만족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입은 한복이 소비자가격으로 얼마나 할지 궁금했다. 김 대표는 “두루마기만 100만원, 저고리와 치마가 130만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에 새로 원단을 짜서 제작한 것이라고 하던데 예전부터 갖고 있던 원단으로 만든 것이고 이를 제대로 알려야겠다 싶어 인터뷰에 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통한복김영석에서는 원래 한복을 제작할 때 신발까지 풀 세트로 제공한다. 하지만 이번 박 대통령 한복의 경우 오래 걸어야 하는 점을 감안, 박 대통령이 평소 신던 신발을 착용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한복업체로선 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연초에 365개의 복주머니와 대형 복주머니, 취임식용 한복까지 만드느라 사실 손해를 좀 봤다”면서도 “국민 행복을 위하는 데 쓰인다고 생각하고 재능기부 측면에서 작업에 임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만든 ‘희망의 복주머니’는 한광석 천연염색가의 무명 원단을 활용했고 소비자가격으로 개당 6만원에 달한다. 이 복주머니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취합한 국민들의 365개 바람을 담아 전날 박 대통령의 광화문 행사에서 쓰였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