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대출이 2년 만에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2년 4분기 중 예금 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예금 취급기관의 산업대출 잔액은 3분기보다 7조8000억원 줄어든 789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주로 기업을 상대하는 산업대출이 감소한 것은 2010년 4분기 이후 2년 만이다. 예금 은행의 대출이 5조1000억원,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의 대출이 2조7000억원 각각 감소했다.

2010년 4분기 이후 증가세를 보여온 제조업 대출은 8분기 만에 4조5000억원 줄어 경기 침체를 반영했다. 특히 자동차·트레일러(2000억원), 기타 운송장비(1조원)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에서 대출이 감소했다. 석유·화학·의약품·플라스틱과 금속가공제품·기계장비 대출은 1조원 이상 줄어들었다.

‘불황의 늪’에 빠진 건설업은 2011년 3분기 이후 대출이 꾸준히 줄다가 작년 3분기에 반짝 증가했지만 4분기에 다시 5조3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산업대출 잔액 감소는 △환율 하락 △은행 등 금융회사의 대규모 부실채권 상각 및 매각 △기업의 대출 상환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들은 4분기에만 9조8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매각·상각·담보 처분 등을 통해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하락도 중요한 변수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2012년 말 원·달러 환율은 2011년 말에 비해 80원 정도 하락했다”며 “환율 변수만 따져도 대출 잔액이 8조원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계산된다”고 말했다. 작년 말 기준 외화대출액은 130조원 수준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