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돈 살포 계속"…양적완화 조기종료설 일축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사진)이 일각에서 제기된 3차 양적완화 조기 종료설을 일축했다. 버냉키 의장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채권 매입 프로그램은 장기 금리를 낮게 유지함으로써 경제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따라서 이 정책은)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금리 정책은 주택시장 회복에 불을 붙였으며 자동차와 같은 내구재 생산과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고 주장했다.

Fed는 경기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매달 400억달러씩 모기지 채권을, 12월부터는 450억달러씩 국채를 사들이는 3차 양적완화 정책을 펴왔다. 최근 들어 Fed 안팎에서는 이 정책이 투자자들의 과도한 리스크 감수를 부추겨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주에는 Fed가 양적완화를 조기에 끝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하기도 했다.

버냉키 의장은 청문회에서 “현재까지는 잠재적인 부작용이 끼칠 비용보다 경기 회복과 고용 창출을 촉진하는 효과가 더 크다”고 주장했다. 물가 상승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지난 7년의 재임 기간 동안 물가상승률이 평균 2%였다”며 “(나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안정적으로 물가를 관리한 Fed 의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실업 상태인 사람들을 봐야 한다”며 “지금 양적완화를 중단하면 미국 경제는 다시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자 이날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8%(115.96포인트) 오른 13,900.13에 장을 마쳤다.

한편 미국 주택 시장은 강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이날 지난 1월 미국의 신규주택 판매가 전월 대비 15.6% 늘어나 연율 기준으로 43만7000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993년 4월 이후 20여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