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는 충격 요법, 급격한 엔화 약세 가능성 낮아" …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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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공격적 양적완화 정책)는 결국 단기적 충격 요법일 뿐이다. 한국이 여기에 섣불리 부화뇌동해서 환율 시장에 개입하면 위험하다.”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KJCF) 주최로 26일 열렸던 비공식 세미나에 참석한 일본 경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이날 행사엔 이종윤 한일경제협회 부회장과 정태훈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 김영환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서울지점 본부장, 정호성 삼성경제연구소(SERI) 수석연구원, 아베 마코토 아시아경제연구소 연구원, 최인한 한경닷컴 뉴스국장이 참석했다.
‘아베 정부 초기의 엔저(低) 현상과 그 영향’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의 발제를 맡은 정태훈 경북대학교 교수는 “아베 총리가 들고 나온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은 과거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가 역설했던 ‘일본 경제의 구조개혁 없이는 성장이 없다’는 메시지의 연장선상” 이라며 “아베노믹스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국 국민과 기업의 자신감 회복에 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면 장기적으로 엔저 기조를 무한정 지속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엔저가 한국 수출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한국의 대일(對日) 무역의존도는 예전보단 많이 낮아졌지만 신흥국들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양국 간 수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며 “환율 방어력과 가격 경쟁력이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 수출기업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호성 SERI 수석연구원은 “삼성과 같은 글로벌 대기업의 경우 해외 생산이 많은데다 그룹 내 계열사 간에도 엔저와 관련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아베노믹스의 부작용이 앞으로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 때까진 냉정하게 추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엔저 기조는 엔화 가치가 달러당 95엔대까지 내려가면 주춤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현재 아베 정부의 엔저 유도 정책은 그동안 지나치게 올라갔던 엔화 가치를 자신들이 생각하는 정상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게 목적이다. 일본의 경상수지를 고려해 보면 일정 수준의 엔고(高)가 유리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아베 마코토 아시아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실제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에너지 수입 급증으로 일본 무역수지 적자가 급증했지만 자본수지 흑자로 이를 메우고 있다” 며 “큰 흐름에서 봤을 때 일본도 미국처럼 장기적으로 무역의 시대에서 금융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환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서울지점 본부장은 “일본이 절묘한 타이밍에 한국 기업들에게 쓴 약이 될 만한 정책들을 쓰고 있다” 며 “아베노믹스에 대응하면서 궁극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한국 제조업계 수출기업들이 최근 5~6년간 원화 약세에 지나치게 의존해 온 면이 있다” 며 “지금부터라도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 중국에게 발목 잡힌다.
일본 수출기업들이 과거 엔고 시절에도 살아남아 지금까지 세계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KJCF) 주최로 26일 열렸던 비공식 세미나에 참석한 일본 경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이날 행사엔 이종윤 한일경제협회 부회장과 정태훈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 김영환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서울지점 본부장, 정호성 삼성경제연구소(SERI) 수석연구원, 아베 마코토 아시아경제연구소 연구원, 최인한 한경닷컴 뉴스국장이 참석했다.
‘아베 정부 초기의 엔저(低) 현상과 그 영향’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의 발제를 맡은 정태훈 경북대학교 교수는 “아베 총리가 들고 나온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은 과거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가 역설했던 ‘일본 경제의 구조개혁 없이는 성장이 없다’는 메시지의 연장선상” 이라며 “아베노믹스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국 국민과 기업의 자신감 회복에 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면 장기적으로 엔저 기조를 무한정 지속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엔저가 한국 수출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한국의 대일(對日) 무역의존도는 예전보단 많이 낮아졌지만 신흥국들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양국 간 수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며 “환율 방어력과 가격 경쟁력이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 수출기업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호성 SERI 수석연구원은 “삼성과 같은 글로벌 대기업의 경우 해외 생산이 많은데다 그룹 내 계열사 간에도 엔저와 관련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아베노믹스의 부작용이 앞으로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 때까진 냉정하게 추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엔저 기조는 엔화 가치가 달러당 95엔대까지 내려가면 주춤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현재 아베 정부의 엔저 유도 정책은 그동안 지나치게 올라갔던 엔화 가치를 자신들이 생각하는 정상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게 목적이다. 일본의 경상수지를 고려해 보면 일정 수준의 엔고(高)가 유리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아베 마코토 아시아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실제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에너지 수입 급증으로 일본 무역수지 적자가 급증했지만 자본수지 흑자로 이를 메우고 있다” 며 “큰 흐름에서 봤을 때 일본도 미국처럼 장기적으로 무역의 시대에서 금융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환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서울지점 본부장은 “일본이 절묘한 타이밍에 한국 기업들에게 쓴 약이 될 만한 정책들을 쓰고 있다” 며 “아베노믹스에 대응하면서 궁극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한국 제조업계 수출기업들이 최근 5~6년간 원화 약세에 지나치게 의존해 온 면이 있다” 며 “지금부터라도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 중국에게 발목 잡힌다.
일본 수출기업들이 과거 엔고 시절에도 살아남아 지금까지 세계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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