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알제리 정부의 무장세력 소탕을 지원하기 위해 알제리에 무인정찰기를 띄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미국 행정부 내에서 아프리카의 이슬람 테러조직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면서 더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제리에서는 지난달 무장세력이 가스시설을 공격, 미국인 3명을 포함해 총 37명이 사망했고 이 테러의 배후로는 크타르 벨모크타르(41)가 지목됐다.

이와 관련해 헨리 엔셔 알제리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주 국무부에 보낸 외교전문에서 벨모크타르를 체포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보 공유를 조건으로 무장세력 본거지인 알제리 국경 지역에 미국이 무인기를 띄울 수 있게 해달라고 알제리 정부에 요청할 것을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알제리 군이 자국 내는 물론 국경 너머에서도 제한적이나마 ( 테러대응전쟁을 수행하는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엔셔 대사는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주 백악관에서 주재한 국가안보회의에서도 벨모크타르와 아프리카의 알-카에다 세력에 대한 더욱 공격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한 참석자가 귀띔했다.

다만 미국이 알제리 정부에 무인기 배치를 공식적으로 요청할 것인지에 대한 결론은 아직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타임스는 설명했다.

NYT는 최근 몇달간 미국 행정부 내에서는 국무부와 국방부의 테러 담당 고위 간부들의 주도로 아프리카 무장세력에 대한 강경론이 꾸준히 힘을 얻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는 9.11 테러 이후 시작된 `테러와의 전쟁'에서 일부 확인되지 않은 테러 용의자들이 사살된 것을 둘러싼 법적 논란이 사실상 종결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지난해 북부 지역이 테러집단의 수중에 넘어간 말리에서는 이미 무인기를 띄워 프랑스 주도도 진행되는 테러전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