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쫓던 中 업체 내놓은 스마트폰 '시끌시끌' 왜?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ZTE가 스펙 논란에 휩싸였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3에서 공개한 최신 스마트폰 '그랜드 메모' 스펙이 회사 측 발표와 다르다는 것.

27일(현지시간) IT전문매체 폰아레나와 엔가젯 등은 그랜드 메모에 탑재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ZTE의 설명과 다르게 퀄컴사의 스냅드래곤 800이 아닌 600이라고 보도했다. AP는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와 같은 것으로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한다.

스냅드래곤 800은 퀄컴의 차세대 AP로 기존 S4 프로와 비교했을 때 성능이 75%까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의 계획대로라면 800 모델이 탑재되는 스마트폰은 올 하반기 나올 예정.

800보다 앞서 출시한 600은 LG전자의 옵티머스G 프로에 가장 먼저 탑재됐다. 대만 HTC가 '원(One)' 스마트폰에 600을 적용했다. 삼성전자도 조만간 공개할 갤럭시S4 일부 모델에 600을 탑재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이런 가운데 폰아레나와 엔가젯은 ZTE의 발표 이후 한 관계자로부터 그랜드 메모에 스냅드래곤 600이 쓰였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스냅드래곤 제조사인 퀄컴 역시 이들 매체 측에 600시리즈가 탑재됐다는 연락을 해왔다. 이에 따라 그랜드 메모의 스펙을 스냅드래곤 800으로 적었던 사이트들은 최근 600으로 수정했다.

폰아레나 관계자는 "심지어 MWC 현장 부스에는 600보다도 하위 모델인 스냅드래곤 S4 프로(APQ8064)를 기반으로 한 그랜드 메모가 전시돼 있었다" 며 "2GB로 알려진 램의 용량도 사실 1GB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엔가젯은 "ZTE 측으로부터 그랜드 메모가 두 가지 버전으로 나온다는 사실을 확인받았다" 며 "중국에서 출시할 모델은 스냅드래곤 S4 프로가, 유럽 모델에는 800이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ZTE 공식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그랜드 메모에 스냅드래곤 800과 2GB 램이 적용된다고만 나와있다. 업계에서는 ZTE가 삼성전자에 관심이 쏠려있는 MWC에서 이목을 끌기 위해 무리한 마케팅을 펼친 것 아니냐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ZTE는 지난해 4분기 95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글로벌 시장에서 5위권에 진입, 삼성전자를 추격중이다. 그랜드 메모는 갤럭시 노트2보다 0.2인치 더 큰 5.7인치 대화면에 1.7GHZ 프로세서와 1300만 화소 카메라, 3200mAh 배터리를 탑재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