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급한 역사인식! 전범국가 일본은 사죄하라!” “독일은 반성하는데 일본은 왜 못 하나!”

자영업자들이 일본의 ‘독도 야욕’을 규탄하기 위해 벌이는 사상 최대급 규모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3·1절부터 시작됐다.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은 소상공인·자영업자단체 인사 100여명은 1일 서울 종로 파고다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이 독도 침탈 의지를 접을 때까지 소속 자영업자들의 점포에서 일본 제품을 사들이지도 팔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각 직능단체를 대표해 나온 참가자들은 종로에서 길거리 행진을 벌이며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의 제품을 쓰지 말자”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담배 소매인들은 ‘마일드세븐 안 팝니다’, 자동차 정비업자들은 ‘일본 자동차 수리 안 합니다’, 미용인들은 ‘일본 화장품 쓰지 맙시다’, 비디오방 업주들은 ‘일본영화 보지말고 일본음악 듣지 말자’는 피켓을 들었다.

골목상권연맹은 일본산 제품을 나열한 나무벽을 설치하고 계란을 던지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마일드세븐 담배와 아사히, 삿포로, 기린맥주를 중심으로 유니클로, 세븐일레븐, 다이소, SK-II, DHC, 도요타, 혼다, 닛산, 소니, 올림푸스, 니콘, 닌텐도, 꼼데가르송 등 일본계 브랜드가 모두 포함됐다. 오호석 골목상권연맹 공동 상임대표는 “이번 불매운동은 경제적 손익을 떠나 우리 영토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점포마다 불매운동 포스터를 붙여 소비자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외국 언론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 NHK, TV아사히를 비롯해 중국 CCTV, 영국 BBC, 미국 CNN과 AP통신 등이 현장을 취재했다. 일본 기자들은 오 대표에게 “일본 부품이 들어가는 삼성 스마트폰도 불매운동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번 불매운동은 과거 일부 시민단체 주도의 캠페인에 비해 규모가 훨씬 커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일본 극우파를 자극해 한·일 통상마찰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기 불황으로 매출 한푼이 아쉬운 개별 자영업자들이 일사불란하게 동참하겠느냐는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골목상권연맹은 불매운동의 규모를 더욱 키우기 위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GS리테일, 코웨이 등 국내 유통업체에 불매운동 동참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아직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