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첫 경기에서 ‘유럽의 다크호스’ 네덜란드에 완봉패를 당하며 2라운드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2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털구장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B조 1차전에서 네덜란드에 0-5로 완패했다.

○불안한 수비에 빈타까지 겹쳐

경기 전 손쉬운 승리를 예상했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한국은 안타 4개의 빈타에 허덕였다. 수비 실책도 4개나 저지르며 공·수 전반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를 펼쳤다. 이에 비해 네덜란드는 강력한 투수진과 연이어 터진 장타, 깔끔한 수비까지 갖춘 강팀이었다.

선발 등판한 에이스 윤석민은 4⅓이닝 동안 4안타와 볼넷 하나를 내주고 1실점(2자책점), 패전투수가 됐다.

네덜란드는 2회말 선두타자 앤드루 존스의 좌익수 쪽 2루타로 기회를 잡고 젠가 보거츠의 희생번트에 이은 커트 스미스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먼저 득점했다.

이후 5회말 윤석민에 이어 노경은을 올렸지만 안타와 볼넷 등을 내주며 2실점, 점수는 0-3까지 벌어졌다. 7회엔 구원투수 손승락이 2루타를 맞고 패스트볼을 던진 뒤 몸에 맞는 볼까지 허용해 무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을 내보냈으나 1타점 2루타를 맞았고, 이후 볼넷에 악송구까지 겹치며 0-5로 무너졌다.

○전승하고 경우의 수 따져야

이제 조 2위까지 올라가는 2라운드에 진출하려면 4일 호주, 5일 대만과의 경기를 모두 이기고 다른 팀의 성적을 지켜봐야 한다.

대만은 3일 네덜란드를 8-3으로 꺾고 2연승을 달리며 2라운드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대만이 2승무패, 네덜란드가 1승1패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과 호주가 1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다. 한국이 호주, 대만을 모두 이긴다는 전제 아래 다시 한 번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한국이 호주, 대만을 모두 잡고 네덜란드가 호주에 패한다면 한국과 대만이 2승1패, 네덜란드와 호주가 1승2패가 된다. 이 경우 한국과 대만이 나란히 2라운드에 진출한다. 네덜란드가 호주를 이긴다면 한국, 대만, 네덜란드가 나란히 2승1패로 동률을 이룬다. 그러면 세 팀 간 경기 기록 중 ‘(득점÷공격 이닝)-(실점÷수비 이닝)’ 수치를 비교하는 팀퀄리티밸런스(TQB)에 따라 순위를 가린다.

만약 한국이 호주에 이기고 대만에 진다면 대만이 3승무패로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짓는다. 이 경기에 앞서 열리는 호주와 네덜란드의 경기에서 네덜란드가 이긴다면 한국은 탈락한다. 네덜란드가 2승1패, 한국이 1승2패, 호주는 3패로 1라운드를 마치게 된다. 호주가 네덜란드를 잡아준다면 한국, 네덜란드, 호주가 모두 1승2패로 동률이 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