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증권사 자본구조 악화 우려…증권사별 신용도 차별화 예상

-증권업 위험요인은 '일평균 거래대금 감소·운용자산 급증·매입약정 실행 가능성·미매각 회사채 장기화'

"국내 증권사들은 일평균 거래대금 감소, 운용자산급증, 매입약정 실행 가능성, 미매각 회사채 장기화 등의 핵심 위험(리스크)요인들을 안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이 유지될 경우 중소형 및 소형 증권사는 앞으로 자본구조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5일 서울 우리아트홀에서 열린 '제 2차 NICE신용평가 포럼'에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핵심 위험요인들이 증권사의 운용 및 유동성, 수익성 위험을 야기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대응 능력과 민감도에 따라 증권사별 신용도가 차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평균 거래대금, 매입약정 실행률, 미매각 회사채 장기화율 등이 부정적으로 흘러간다고 가정하면 중소형 및 소형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이어서 자본구조가 악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순수 증권사 중 자기자본이 1조원 미만의 중소형 및 소형사는 76%에 달한다. 지난해 9월말 기준 국내 영업 중인 증권사 총 61개 중 외국계 지점(11곳)와 외국계 현지법인(9곳)을 제외한 순수 국내증권사는 41곳이다. 이 중 자기자본이 3조원, 1조원 이상인 대형사와 중대형사는 각각 5곳씩 총 10곳이며, 자기자본이 5000억원 이상인 중소형사는 10개, 5000억원에 못 미치는 소형사는 21개로 집계됐다.

따라서 일평균 거래대금과 보유 유가증권 증가율, 유동성, 수익비용 효율성, 조달운용 안정성 등의 요인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이 같은 요인들이 시장 위험을 초과하는 증권사에 대해선 등급조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주가연계증권(ELS) 등 자산관리상품의 판매와 함께 운용자산이 늘어나면서 총 위험액이 증가해 증권사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LS 등 자산관리상품의 판매가 유가증권을 중심으로 증권사 운용자산을 확대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해 지난해 9월 말 기준 전체 증권사들의 유가증권 증가율이 2008년 3월 말 대비 129.7% 늘었고, 같은 기간 총 위험액도 81.3%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증권사는 ELS 조달자금을 동일한 ELS 구입(백투백)에 사용하거나 해당 기초자산과 국공채 등을 직접 취득 및 운용하고 있다"며 "지난해 이후 ELS 중심의 조달 증가로 채권 중심의 연계자산규모가 크게 확대됐고, 빠른 증가 속도가 증권업에 대한 우려를 촉발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증권사가 인수한 신용등급 'A+' 이하 회사채의 경우 발행사에 따라 시장 소화가 어려워 미매각 회사채로 증권사의 손실을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평균 거래대금 회복 등 수익성 측면에서 긍정적 환경이 전개될 경우에도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관리를 위해서는 총 자산, 특히 유가증권 증가율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