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식 건물 기술, 유엔도 인정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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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라반이에스
볼트·너트만으로 조립…10년간 850억원 공급
조립식 체육관 시장도 진출
볼트·너트만으로 조립…10년간 850억원 공급
조립식 체육관 시장도 진출
캬라반이에스는 조립식 건축물을 만드는 회사다. 유엔은 조직 특성상 아프리카 등 분쟁 다발지역에 주둔해 빠르게 임시 건물을 짓거나 해체하는 일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조립과 분해가 쉬운 건축물을 필요로 한다. 1981년부터 20년 동안 텐트 등에 쓰이는 산업용 섬유 업체에서 수출을 담당했던 권 사장은 유엔을 타깃으로 2002년 캬라반이에스를 창업했다. 그는 “중장비 없이 볼트, 너트로도 쉽게 지을 수 있는 조립식 건축물이 통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 들어서도 경사가 이어졌다. 최근 유엔본부와 1200만달러 규모의 조립식타워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올해 누적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것.
유엔 조달시장은 다른 국제기구 진출의 보증수표와 같다. 권 사장은 “국제축구협회(FIFA), 세계은행(IBRD),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은 물론 미국 정부나 유럽연합(EU) 등 선진국 조달시장에 진입할 때 유리하다”고 말했다. 캬라반이에스 역시 2010년 유엔 주계약 업체임을 증명하는 글로벌 콤팩트회원에 등록된 후 지난해 미국 정부 조달 선도기업으로 선정돼 미국 조달시장에 진출했다.
권 사장은 유엔 조달시장에서의 성공요인으로 ‘수요자 맞춤형 기술 개발’을 꼽았다. 캬라반이에스는 2006년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 300㎜ 두께의 스티로폼 샌드위치 패널과 똑같은 열차단 효과를 내면서 더 가벼운 40㎜ 두께의 벽체패널을 개발했다. 유엔이 환경을 보호하고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을 중시한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유엔 조달시장에서 기술과 경험을 인정받은 권 사장은 올해 국내 생활체육시설 분야에 진출한다. 저렴한 비용으로 규격화된 조립식 체육관을 공급해 배드민턴, 풋살, 농구, 테니스 등 국내 생활체육 시설을 대중화하겠다는 것. 또 그는 강풍에 쉽게 깨지는 유리온실과 난방비가 많이 드는 비닐하우스의 단점을 개선한 차세대 온실시스템도 최근 개발을 끝내고 중동지역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 권 사장은 “올해 매출은 지난해(130억원)보다 60% 늘어난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