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전문가들이 복지 지출 금액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은 어느 부문에 쓰느냐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노령연금과 보건의료 부문에 많은 복지 예산을 투입한다. 고령화사회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러나 비중은 국가별로 차이가 난다. 이 차이가 생산적 복지냐, 아니냐를 판단할 수 있는 잣대다.

유근춘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보육 등 가족에 대한 투자, 취업을 위한 교육훈련 등에 대한 지출은 국가경쟁력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며 “향후 복지정책이 확대되는 과정에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2010년 사회복지지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보건의료 부문이 전체 복지 비용의 38.4%를 차지했고 연금 등 노령 부문이 24.1%였다. 전체 복지 지출 137조원 가운데 86조원이 이 두 부문에 들어간 것. 2009년 점유율은 노령 22.7%, 보건 36.7%였다.

반면 보육 등 가족 관련 지출은 8.4%, 취업 훈련 등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3.2%, 실업 부문은 2.7%에 그쳤다. 보육 등 가족 부문은 2009년(8.1%)에 비해 소폭 증가했지만 고용과 실업 관련 투자는 전년에 비해 감소한 것이다.

앞으로 복지 지출 가운데 연금 및 보건 관련 지출의 증가를 억제하고 고용 및 가족 관련 지출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게 복지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