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위기에 몰린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시행사가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이사회를 열었지만 뚜렷한 해결 방법을 찾지 못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오는 12일 돌아올 금융이자 59억원을 막지 못한다.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주)(이하 드림허브)는 5일 이사회를 열고 1대 주주인 코레일에 전환사채(CB) 625억원을 우선 인수해 부도를 막아줄 것을 요청했다. 드림허브의 민간 출자회사들은 이날 “코레일이 CB 625억원을 먼저 인수해 용산사업 파산을 막아주면 운영자금 2500억원 중 민간출자회사 몫인 나머지 CB 1875억원을 주주배정과 3자 배정 방식을 통해 오는 6월 말까지 인수하겠다”고 말했다.

드림허브는 각 출자사의 내부 승인 절차와 외부 투자자 유치 활동 기간을 고려하면 민간 출자자 자금이 투입되는 데 최소 3개월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드림허브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코레일이 제안한 민간출자사의 1조4000억원 유상증자는 현실적으로 단기간 내 실현 불가능한 만큼 CB 발행을 통해 자금을 우선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레일은 “민간 출자사들이 동반 출자에 나서지 않는 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31조원 규모의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파산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1~2개월 시행사 연명을 위한 임시방편으로 CB 625억원을 선투자할 수 없다”며 “지난달 말 코레일이 제안했던 자본금 4조원 확충을 위해 민간이 1조4000억원을 마련하지 않으면 (코레일이) 먼저 투자에 나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는 코레일에 625억원 CB인수 요청과는 별도로 민간 출자사들이 3, 4월에 사용할 긴급자금 확보 차원에서 590억원의 CB 발행을 결의했다. 드림허브는 10일 청약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출자사별 인수금액을 확정하지 못해 자금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드림허브는 최근 우정사업본부와의 민사소송에서 승소해 257억원을 받기로 돼 있으나, 담보 문제로 이 돈의 입금도 지연되고 있다.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드림허브 이사회 의장)은 “코레일이 CB를 인수해 용산사업의 무산을 막는다면 민간 출자사들도 주주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