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경쟁 이동통신사가 도 넘은 불법보조금 지급으로 시장을 혼탁하고 있다"며 방송통신위원회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SKT와 LG U+는 "정작 KT에서 지급한 불법보조금은 생각하지 않는 처사"라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KT는 6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SKT과 LG U+의 과도한 경쟁을 고발하는 자료를 공개하며 강력하게 불만을 쏟아냈다.

브리핑의 요지는 KT의 영업정지 기간을 틈타 경쟁 이통사들이 상도에서 벗어난 '고객 뺏어오기'를 했다는 것.

이현석 세일즈기획단장은 "지난 주말 과도한 리베이트에 의한 불법 보조금 지급이 있었다"며 "실제 지난 1, 2일 조사한 결과 갤럭시S3, 옵티머스G에 지급되는 불법 보조금이 88만~100만 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어 "갤럭시S3의 경우 13만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SKT와 LG U+가 'KT 고객 빼가기'에 혈안이 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기자들에게 배포한 자료에는 경쟁 이통사 대리점들이 KT 고객들을 겨냥해 영업한 현장 사진을 대거 첨부했다. 사진 속 대리점들은 'KT 고객님, 지금이 기회', 'KT 뒤져봐라' 등 자극적인 문구를 내걸고 있다.

이 단장은 "LG U+의 영업정지 기간에는 일일 2만6000건, SKT는 일일 2만5000건 수준이던 번호이동 건수가 KT 영업정지 기간에는 일일 3만8000건에 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 26일에는 번호이동으로 KT 전산망에 과부하가 걸려 일부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SKT와 LG U+는 "KT가 언론을 이용해 꾀병을 부리고 있다"며 "KT의 자작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반박했다.

SKT의 한 관계자는 "KT 역시 경쟁사 영업정지 기간에 도넘는 불법 보조금을 지불해 왔다"며 "마치 처음 당한 일이고 새로운 현상인 것 마냥 부풀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KT의 불법보조금 실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LG U+도 입장자료를 통해 "KT가 가입자 이탈이 많아지자 시장과열을 문제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또 "자사의 유통구조를 스스로 무너뜨린 KT가 언론플레이를 반복한 것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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