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2년 후 100엔당 800원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지금보다 30%가량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6일 ‘주춤하는 원고·엔저 아직 갈길은 멀다’라는 보고서에서 “작년 하반기부터 진행되고 있는 원고·엔저는 단기적, 순환적 요인뿐 아니라 구조적인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에서 비롯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인 추세 전환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원·엔 환율은 작년 6월 말 대비 20%가량 떨어진 상태다.

보고서는 원화 강세의 구조적 요인으로 경상수지 흑자 지속과 추가적인 해외 투자자금 유입 가능성을 들었다. 반면 엔화는 일본의 고령화로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들고 재정 건전성 문제로 인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은 연내 1050~1100원 수준까지 떨어진 후 2015년께는 800원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구매력평가(PPP) 환율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추정한 것이다. 구매력평가 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는 어느 나라에서나 동일한 구매력을 지닌다는 가정 아래 두 국가에서 한 상품의 가격을 같게 만들어주는 환율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