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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담뱃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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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
    담배가 상업적으로 경작된 원년은 1612년이다. 영국 무역상이었던 존 롤프가 미국 버지니아에 대단위 농장을 만들고 담배를 재배해 영국에 팔았던 것이다. 그는 인디언 추장 딸인 포카혼타스와 결혼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유럽은 신대륙에서 들어온 담배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던 터다. 이후 담배 경작은 17~18세기 미국의 주요 수입원이었고 핵심 산업이었다.

    영국은 미국산 담배가 유럽으로 퍼져나가는 전초기지였다. 영국은 까다로운 품질 검사 등을 무기로 담배 유통량을 적절히 조절했다. 담배 무역 초기에는 미국으로부터의 공급량도 적었고 영국 품질기준을 맞추기도 어려웠기 때문에 유럽에서도 상류사회에서만 담배를 피울 수 있었다. 담배는 영국이 주도한 중계 무역의 대표적 물품이기도 했다.

    미국의 독립영웅 조지 워싱턴과 토머스 제퍼슨은 버지니아주의 담배 농장주였다. 하지만 이들은 대규모 경작에 실패해 한때 빚더미에 올라앉기도 했다. 담배농장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가격이 폭락했고 영국이 품질관리를 강화하면서 수출도 여의치 않았다. 그들이 1776년 독립전쟁을 일으킨 이유가 담배수입 감소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에 있다.

    미국 정부가 담배에 대해 세금을 매긴 것은 1862년 남북전쟁 때였다. 전쟁 경비가 모자랐던 링컨의 연방정부는 담배에 세금을 매겨 300만달러를 거둬들였다. 당시 담배세금은 가격의 60%에 달할 만큼 비중이 컸다. 이후 주 정부들이 담배에 특별소비세를 매기면서부터 주별로 담뱃값이 달라졌다.

    국내에는 18세기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됐다. 20세기 초엔 담배 기업들이 난립하면서 가격도 천차만별이었다. 일제는 1921년 조선 연초전매국을 만들어 담배장사를 시작했다. 당시 언론들은 일제가 본국으로부터 받은 예산이 부족해 담배장사를 시작했다고 적고 있다. 해방 이후 전매청이 만들어지고 담배를 국가 독점으로 운영하면서 담뱃값 인상은 언제나 끊임없는 논란거리였다.

    보건복지부는 재작년 적정 담배가격이 8599원(현재 2500원)이라는 기이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진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담뱃값 인상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물론 높은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서라는 명분이다. 확보된 재원은 국민건강 증진 사업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한다. 담배는 식탁물가 못지않은 중요 물가 항목이다. 국가에서 돈을 만들자는 목적으로 가장 손쉽게 건드리는 것이 담뱃값이라면 이건 중독자를 볼모로 잡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이래저래 애연가만 골치 아프게 됐다.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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