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한국에 관광 온 태국인 P씨(25)는 일행 한 명과 함께 인천공항 앞에서 검은색 대형 모범택시(점보택시)를 잡아 탔다. 등록된 점보택시가 아니라 불법으로 검은색 도장을 하고 미터기와 빈차 표시등, 갓 등을 달아 점보택시처럼 꾸민 무허가 콜밴택시였다. 출발과 동시에 택시 미터기는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올라갔고 목적지인 경기 부천까지 요금이 무려 40만원이 나왔다. 정상적으로는 4만원 정도 나올 거리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점보택시처럼 보이려고 개조한 콜밴 차량에 불법으로 미터기를 달아 영업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바가지 요금을 씌운 혐의로 백모씨(45) 등 콜밴 기사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현행법상 ‘화물자동차’에 해당하는 콜밴은 점보택시(배기량 2000㏄ 이상이면서 승차인원 6인 이상 10인 이하)와 달리 미터기나 빈차 표시등, 갓 등을 설치할 수 없다.

하지만 백씨 등은 작년 7월부터 최근까지 자신들의 콜밴 차량에 모범택시 요금보다 5~10배 많이 올라가게 조작한 미터기와 영수증 단말기 등을 설치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