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회사들은 2000년대 중·후반 중동에서 줄줄이 쓴맛을 봤다. 경험 부족과 자금난 탓에 해외 주택 사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도건설은 달랐다. 해외 첫 사업인 5억달러 규모의 ‘반도 두바이 유보라타워(사진)’ 프로젝트를 보기 좋게 성공시켰다. 그것도 부지 매입과 자금조달, 시공, 분양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개발 과정을 총괄했다. 중동에서 연간 수십억달러의 공사를 따내는 대기업 건설사도 이뤄내지 못한 성과였다.

○중동 지역에서 일군 첫 개발 사업

그동안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에서 수주한 공사는 대부분 단순 도급공사나 턴키(설계·시공 일괄 수행) 프로젝트였다. 현지에서 토지를 직접 사들여 시행·시공 등 사업을 총괄한 경우는 없었다. ‘반도 두바이 유보라타워’가 처음이었다. 반도건설에 ‘중동 디벨로퍼 1호’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중견 건설사들은 2006년 국내 주택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들려는 조짐을 보이자 앞다퉈 해외로 진출했다. 그러나 열악한 해외 현장 여건과 원자재값 상승, 자금 부족 등으로 사업지를 매각하거나 사업을 중간에 포기해야 했다.

반도건설은 30년간 쌓아온 개발 경험과 기술력을 십분 발휘했다. 두바이 현지 부동산 개발회사들은 1개 블록(고도제한 30층)씩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반도건설은 ‘3개 블록 초고층 동시 개발’ 아이디어를 냈다. “동시다발적 개발을 통해 해당 지역을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공격적인 제안으로 층고 제한도 풀어 60층짜리 건물 인·허가를 받아냈다. 유보라타워의 오피스 빌딩은 연면적 9만7082㎡로 두바이 내 단일 오피스 건물 중 최대다. 주택과 상가 등을 합하면 유보라 타워의 전체 연면적은 22만8519㎡에 이른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11만9000㎡)의 두 배 규모다.

○‘최초’ ‘최고’ 수식어 붙은 양산 유보라

반도건설은 혁신적인 설계와 다양한 아이디어로 국내에서도 분양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경남 양산시 물금택지지구 3단계 46블록에서 공급한 ‘양산 반도 유보라4차’는 총 1210가구(전용면적 84~95㎡)로 이뤄졌다. 이 단지는 혁신적인 설계와 합리적인 분양가, 차별화된 커뮤니티 구성의 3박자를 갖췄다는 평가다. 모든 가구에 방 세 개와 거실이 전면에 배치되는 ‘4베이’ 설계를 적용했다. 4베이는 남·남동향으로 내부를 일렬로 배치해 채광과 통풍에 유리한 내부 평면이다. 전용 93㎡와 95㎡의 욕실 2개(부부욕실과 공용욕실)에 욕조 및 샤워부스를 설치한 것도 눈길을 끈다.

양산신도시에서는 처음으로 표준규격(2.3m)보다 20㎝ 더 넓은 지하 주차공간, 단지 내 모든 시설을 카드 한 장으로 이용할 수 있는 ‘1 패스 스마트키 시스템’, 조명등의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인공지능 LED(발광다이오드)주차장까지 도입했다. 양산신도시 최초로 영어교육법인 YBM과 연계한 ‘단지 내 영어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반도건설은 분양가를 3.3㎡당 평균 725만원에 책정하고 계약금 1000만원(정액제)에 중도금 전액 무이자를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미분양 지역인 이곳에서 반도건설은 일부 잔여 가구만 남은 상태다.

○입주민 눈높이 맞춘 청라 유보라

반도건설이 작년 8월 준공한 ‘청라 반도 유보라 2.0’(814가구)은 입주 6개월 만에 입주가 마무리됐다. 주변 다른 단지에 비해 2~3개월 빠른 편이다.

이 단지는 공사 초기부터 입주 예정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마감재 수준을 높이고, 단지 내 소나무 등 침엽수 수량을 두 배로 늘리고 정자, 분수 등의 규모도 확대했다. 분양 때는 공개하지 않았던 ‘YBM과 함께하는 단지 내 영어마을’을 커뮤니티 시설 내에 조성한 것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입주 지원 서비스로 셔틀버스 지원, 입주 청소비 지원, 커뮤니티센터 전문인력 운영비 지원, 일반 공통관리비 중 인건비 지원 등을 추가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