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팔아도 수익이 별로?…'숨어있는 원가'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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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master 프라이싱 (3) 전략적 이익기반 수립
점유율 확대 전략만으론 이익 개선 한계에 봉착
예상못한 운송·판촉비 등 원가에 대한 이해 필요
전사적 기반 데이터 활용…후속제품 수익성까지 분석
실제원가 정확히 추적해야…상품별 이익 극대화 가능
점유율 확대 전략만으론 이익 개선 한계에 봉착
예상못한 운송·판촉비 등 원가에 대한 이해 필요
전사적 기반 데이터 활용…후속제품 수익성까지 분석
실제원가 정확히 추적해야…상품별 이익 극대화 가능
기업은 가격을 결정하는 데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다. 어떤 기업은 가격 폭포수 분석기법을, 어떤 기업은 복잡한 가격 매트릭스나 고급 수학모델을 활용하기도 한다. 가격결정 전략의 중요성에 대해 지난 10여년 동안 많은 논의가 있었다. 1990년대에는 많은 기업들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수량화해 가격 결정에 활용하는 가치기반 가격결정 방법을 도입했다.
몇 년 뒤에는 운송비, 커미션, 리베이트 같은 비용들이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가격 폭포수 분석기법이 성행했다. 그 시점에 출현한 데이터 웨어하우스 덕에 가격 매트릭스가 유효한 도구로 활용됐다. 이를 이용하면서 작은 세그먼트별로 가격 차별화가 가능하게 됐다.
2000년 이후에는 수요 패턴을 예측하기 위해 수학적 알고리즘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런 솔루션들을 활용해 각 기업은 가격결정에 대한 의사결정을 좀 더 효율적으로 내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기업들의 이익이 개선됐는가’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이런 가격결정 프로그램들이 이익기반의 프라이싱을 가능하게 했는가’라는 질문이다.
한 반도체 회사는 제품 포트폴리오 가격을 재조정해 매출을 최적화하는 매출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D램을 비롯한 반도체 칩 상품에 대한 시장 수요의 탄력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수요 곡선에 대한 동적인 기울기와 모양을 이해하게 되면 시장을 선점해 상당한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고객과 제품에 대한 수익성을 분석한 뒤 매출을 높이는 프라이싱 전략만으로는 이익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제품에 부과된 총 원가보다 더 낮은 가격이 책정되면 손해를 보면서 제품을 파는 꼴이기 때문이다.
# 원가 가시성
제품의 실제 원가를 이해하는 것은 가격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그림 1은 원가의 다양한 구성요소를 보여준다. (그림 1)산업별 원가 구성요소
이는 제품 가격의 20% 정도까지 차지할 수 있다. 개별 제품별로 각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에도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호스·벨트제품 수송업체의 경우 자세한 원가 분석결과 일부 유압제품은 생산 및 서비스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선 특정 제품은 창고에 입고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비됐다. 두 번째로는 유압 및 금속 호스의 경우 파손되기 쉬웠다. 호스는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창고에서 이를 관리하는 데 더 많은 자원이 소비됐다.
어떤 제품은 특정 화학약품 취급과 관련해 많은 문서작업을 필요로 했다. 제품별로 이들을 조립하고 연결하는 데 걸리는 시간 차이도 컸다. 마지막으로, 유통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판매촉진 활동 시 특정 제품라인에 특정한 리베이트가 제공되고 있었다. 이렇게 제품별로 내재하는 다양한 특성으로 인해 각각 다른 원가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림 2는 한 식품 서비스 유통 업체의 전통적 가격 폭포수 분석 그래프와 서비스 원가 그래프다. (그림 2) 가격 폭포수와 서비스 원가의 비교
왼쪽 그래프는 전통적인 가격 폭포수 분석 그래프이며, 가격의 6%를 차지한다. 오른쪽 그래프는 서비스 원가 구성요소를 나타내는데, 전체 가격의 22%를 차지한다. 가격 폭포수 분석에 의한 원가의 4배에 해당한다. 이런 차이를 감안해 기업은 가격결정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전에 원가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선행해야 한다.
# 이익 기반 로드맵
다양한 가격결정 기법을 활용해 이익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이익 기반 프라이싱 로드맵에 따라 단계별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림 3) 이익 기반 프라이싱 로드맵
1단계는 데이터 기반(전사적 가시성을 가진 데이터 확보하기)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사의 운영데이터, 재무데이터를 추적할 수 있는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ERP)이나 이에 상응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런 데이터에 접근하고 질의를 수행, 분석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
2단계는 원가 기반(전사적 관점에서 트랜잭션 기반의 원가 모델 구축하기)이다. 트랜잭션 기반에 근거한 원가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원가의 차이는 대부분 이 수준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트랜잭션 데이터는 매일 수행하는 업무 결과로 발생하는 데이터로 다양한 업무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가령 견적, 서류화, 패키징, 배송, 빌링 원가는 주문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트랜잭션 데이터는 1단계 시스템으로부터 관리, 추출할 수 있다. 2단계 시스템은 1단계와 독립된 시스템이든 1단계 시스템의 한 모듈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2단계 시스템은 전사적 관점에서 관리되는 트랜잭션 기반의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3단계는 이익 기반(제품 수익성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 수행하기)이다. 제품에 대한 균형 있는 시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기업가치라고 부르는 제품·시장 바스켓, 제품 그룹, 수명주기 원가, 후속 품목에 대한 수익성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수익성을 파악하는 것이 제품의 기여도를 단순하게 파악하는 것보다 복잡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어떤 제품에서 손해를 보고 있지만 이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의 전형적인 시장 바스켓의 수익성을 살펴보면 수익성 있는 제품들을 함께 구매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단계 3계에서의 목표는 어떤 제품에 대해 가격 변화가 필요한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4단계는 가격 기반(가격 변화를 최대한 활용하기)이다. 가격 매트릭스와 매출 관리, 가격 폭포수를 갖고 프라이싱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해 볼 수 있는 단계다. 처음 세 단계는 전사적으로 원가와 수익성에 대한 정보 기반을 마련하는 단계다. 일단 이 기반이 마련되면 비로소 여러 프라이싱 도구들이 갖는 힘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원가를 이해하는 것은 프라이싱에서 전제돼야 하는 요소다. 특히 수천개의 제품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홍보하고 판매해야 하는 복잡성을 지닌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복잡성은 제품별로 서비스별로 다양한 수준의 원가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시간기반원가산정(TDABC·Time-Driven Activity Based Costing) 같은 혁신적인 트랜잭션 기반의 원가모델은 기업들로 하여금 전사에 걸쳐 개별 제품의 원가를 추적할 수 있게 한다. 대형마트의 경우에는 1000여개 매장의 각 층에서 발생하는 원가를 5만여개 품목에 부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자세한 원가정보를 갖고 있으면 벤더와의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대형 음식료 유통업자의 경우 제품의 40%를 한 생활소비재(CPG) 벤더로부터 구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TDABC 원가모델을 통해 25% 이상의 제품이 수익성이 없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 회사는 수익성 데이터와 과거 데이터, 시장가격 지표를 활용해 가격을 낮추는 데 성공해 100만달러 이상의 이익을 봤다.
기업의 목표가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면 프라이싱 전략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프라이싱이 매출을 최적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익 극대화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제품에 대한 실제 원가와 수익성에 대한 사실기반의 가시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김영광 <웨슬리퀘스트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