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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기금' 도덕적 해이 어떻길래…고금리 대출 받고 "몇 달만 버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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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부 출범 이전 6개월 이상 연체자 한정…지금 안갚는것 소용없어"
    #1. 서울에서 개인 사업을 하는 김영한 씨(51·가명)는 올초 1000만원을 빌리기 위해 신용대출을 알아보다 한 대부업체로부터 연 20% 후반대의 고금리 대출을 제안받았다. “국민행복기금이 출범하면 저금리 장기 상환 대출로 갈아탈 수 있기 때문에 두세 달만 버티면 된다”는 솔깃한 설명을 듣고 난 후 김씨는 대출서류에 서명했다. 이미 은행과 카드회사로부터 2500만원의 빚을 끌어다 쓴 다중채무자인 데다 이번에 돈을 많이 빌린 후 나중에 행복기금을 통해 짐을 덜겠다는 이유에서다.

    #2. 한 신용정보업체에서 채권 추심 업무를 맡고 있는 A씨는 최근 아파트 중도금 대출 1300만원을 갚지 않고 있는 채무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채무자는 “행복기금이 시작되면 더 많은 원금을 감면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빚을 갚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A씨는 일부 원금을 탕감해주겠다고 설득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도덕적 해이 벌써 판친다

    박근혜 대통령이 작년 말 장기 연체자의 빚을 일부 감면하고, 고금리 대출은 저금리로 바꿔주는 내용의 행복기금을 대선 공약으로 내놓은 뒤 정책 수혜를 노린 채무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확산되고 있다.

    대부업체들은 과거 2금융권 대출을 받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고금리 신용대출을 권하고 나섰다. 빚을 갚을 필요 없이 버티기만 하면 탕감받을 수 있다며 대출을 중개하는 브로커들도 등장하고 있다. 반면 고려·솔로몬 등 주요 신용정보업체의 채권 추심 매출은 작년 말부터 감소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짱으로 버티는 사람들이 늘어 미소금융 햇살론 등 서민금융 연체율도 상승하는 추세다.

    정부도 이 같은 부작용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7일 “기금 출범 전에라도 충분히 고지해 국민들이 쓸데없는 기대감을 갖지 않도록 하겠다”는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의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2월25일 전 연체 빚만 해당

    정부는 대통령 공약을 이행하되, 최대한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특히 장기 연체자 채무 감면 대상에 일정한 제한을 두기로 했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2월25일 새 정부 출범식 이전까지 6개월 이상 장기 연체한 빚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한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며 “지금부터 빚을 안 갚고 버티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억원 넘게 연체한 빚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대상에서 빼기로 했다. 캠코 관계자는 “수억원씩 빚이 있는 사람을 서민이라고 볼 수 있겠느냐”고 했다. 빚 감면 규모도 기초생활수급자 등 소외계층이 아닌 경우에는 가급적 50%를 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빚을 감면해주기 전에는 까다로운 재산 조사를 할 예정이다. 만약 신고하지 않은 재산이 발견되면 감면을 취소할 뿐 아니라 기존에 신용회복 관련 혜택을 받은 것을 모두 회수할 방침이다.

    손상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대한 빨리 행복기금 대상과 시기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 속전속결로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은/장창민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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