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보드 게임 중심이었던 한게임이 분사를 계기로 '전문 게임 개발사'로 적극 변화할 전망이다. 한게임은 성공적으로 첫발을 내디딘 모바일 게임 개발에 이어 장기적으로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 대형 온라인 개발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8일 NHN은 이사회를 열고 한게임을 인적분할키로 결정했다. 한게임은 오는 8월1일을 기점으로 분할 신설된 뒤 같은달 29일 증권시장에 재상장될 예정이다. 분할비율은 네이버(존속) 0.6849003, 한게임(신설) 0.3150997이다. 당초 증권시장에서는 한게임이 전체 자산의 20~25%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를 웃돌아 한게임에 보다 힘을 실어준 모양새다.

한게임은 그동안 웹보드 게임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NHN의 게임 매출액은 6084억원. 이 중 약 절반 가량이 웹보드 게임 매출로 추정된다. 그러나 웹보드 게임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인데다가 '검색 포털 1위 NHN'이라는 이름이 공격적인 경영에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웹보드·퍼블리싱 위주의 게임사들이 대형 게임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실적이 추락, 자체 개발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이번 분사도 단순한 사업 분리가 아닌 '글로벌 게임 개발사'로 거듭나기 위한 것. 한게임은 지난 1월 스마트폰게임 개발 자회사인 오렌지크루에 100억원을 추가 출자한 데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공채 및 수시모집 통해 최대 200여명 추가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한게임의 개발력은 우선 모바일게임이다. 한게임은 지난 10년간 웹보드, 테트리스 등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 운영한 경험을 살려 캐주얼 모바일 게임 개발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한게임 자체 개발 모바일게임(계열사 포함) 중에서는 '라인팝', '피쉬 아일랜드', '골든 글러브' 등이 각각 월 매출 100억원, 35억원, 10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한게임 전체 매출에 비하면 아직 비중은 적지만 모바일게임은 사업 구조 상 이익률이 높다. 또 NHN 자체 모바일메신저인 '라인'이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게임은 올해도 캐주얼, 코어 모바일 게임(퍼블리싱 포함) 약 20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PC 온라인 게임 개발도 시도하고 있다. 현재 한게임이 자체 개발한 대작 온라인게임은 RPG 게임 퍼블리싱을 통해 노하우를 익혀가고 있다.

한게임이 지난달 말 오픈베타서비스(OBT)를 실시한 초액션 RPG '크리티카'는 일주일만에 PC방 점유율 1.64%(5일, 게임트릭스 기준)을 기록, '던전앤파이터'(1.63%)를 따라잡으며 12위에 올라섰다. 한게임은 앞으로 '던전스트라이커', '아스타'. '에오스'. '데빌리언'. '메트로 컨플릭트' 등 온라인게임 퍼블리싱을 차례로 확대할 예정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앞으로 한게임이 게임 대장주가 되기 위해서는 모바일게임 확대,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김석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게임 매출이 분기당 75억원 이상이고 '크리티카'가 선전하면서 한게임의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퍼블리싱 매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게임이 엔씨소프트 이상의 게임주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국제 시장 진출을 통해 시총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