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성장률이 3분기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양적완화 정책(아베노믹스)으로 투자와 소비심리가 호전되면서 내수경기가 살아난 덕분이다.

일본 내각부는 “작년 4분기(10~12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04% 증가했다”고 8일 발표했다. 연간 기준 0.2% 성장한 것이다. 일본의 분기별 GDP가 전기 대비 늘어난 것은 작년 1분기(1~3월) 이후 3분기 만이다. 항목별로는 자동차 판매 호조로 개인소비가 전기 대비 0.5% 증가했고, 동일본 대지진 복구공사가 이어지면서 공공투자도 1.8% 늘었다.

주식시장도 오름세를 지속했다.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이날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2.64% 오른 1만2283.62엔으로 마감됐다. 2008년 9월 이후 4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것이다.

반면 일본 경상수지는 적자 행진을 지속했다. 일본 재무성은 이날 “지난 1월 경상수지가 3648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11월 이후 3개월 연속 적자다. 관련 통계가 잡히기 시작한 1985년 이후 경상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적자 폭은 작년 1월(4556억엔)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컸다. 경상수지의 하부 항목인 무역수지(수출-수입)가 대규모 적자를 낸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 1월 무역수지 적자 폭은 1조6294억엔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95.44엔까지 떨어졌다. 엔화가치가 95엔대를 기록한 것은 2009년 8월 이후 3년7개월 만이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