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다른 발급 및 결제 방식을 채택한 모바일 카드로 시장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카드업계는 유심(USIM)형의 하나SK, 비씨카드 진영과 애플리케이션 형태의 모바일 카드를 공동 개발한 신한, 삼성, 현대, KB국민카드 진영으로 양분됐다. 양측은 서로 자신의 결제 방식이 편리하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결제 편한 유심형, 발급 편한 앱형

모바일카드 시장에서 기선을 제압한 곳은 하나SK카드와 비씨카드다. 양사는 유심형의 모바일카드를 채택했다. 유심은 가입자 개인 정보를 칩에 담는 방식이다. 비씨카드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2011년 공동 개발한 이 방식은 기술표준원에서 유심형 모바일카드 국내 표준으로도 인정받았다. 모바일카드로 쓸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뒤 카드사 홈페이지나 앱에서 관련 정보를 스마트폰에 내장된 유심 칩에 내려받으면 된다. 결제할 때 가맹점의 카드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갖다대기만 하면 되는 게 장점이다.

하나SK와 비씨는 2011년 말부터 유심형 카드의 본격 보급에 나서 작년 한 해 2011년보다 4.6배 많은 102만장을 발급했다.

그러자 후발주자인 신한 삼성 현대 KB국민카드가 반격에 나섰다. 이들 4사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공통 모바일 결제규격을 최근 개발, 이달부터 본격 영업에 나선다. 별도의 카드를 발급받지 않고 기존 카드를 앱에 등록시켜 쓰는 방식이다.

◆앱형 이달 본격 출시 … 충돌 불가피

유심형은 발급절차가 까다로운 게 단점이다. 플라스틱 카드를 발급받은 뒤 카드번호 유효기간 주민번호 등 40여개의 정보를 입력하고 인증절차를 거쳐야 휴대폰에 모바일카드를 내려받을 수 있다. 또 가맹점에 별도의 결제 단말기를 설치해야 한다. 현재 모바일카드를 쓸 수 있는 가맹점은 6만여곳에 그치고 있고 이마저도 대형 가맹점 위주다.

앱형도 불편한 점은 많다. 결제 때마다 앱을 구동해 매번 바뀌는 16자리의 1회용 카드번호를 받아 입력해야 한다. 가맹점도 기존 결제단말기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카드사들은 유심형과 앱형의 장점을 결합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최근 비 유심형 모바일카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 진영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며 “사용자가 편하다고 생각하는 방식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