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항모 등 집결…北 "최후 명령만 남았다"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군사령부는 11일부터 ‘키 리졸브(KR)’ 연습을 시작한다. 군 관계자는 10일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등이 참가한 가운데 한·미 합동 연례 방어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을 21일까지 실시한다”고 말했다. 이에 북한은 한·미를 겨냥해 핵 타격을 언급하며 “최후명령만 기다리고 있다”고 반발, 군사적 긴장감을 높였다. 북한은 키 리졸브 연습과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 연습’ 때마다 거칠게 반응했다. 2011년에는 ‘서울 불바다’ ‘청와대 불바다’를 언급하기도 했다.

◆키 리졸브 어떤 훈련

키 리졸브는 1994년 한·미 합동 ‘팀 스피리트’ 훈련이 북한과의 핵 협상 등 정치적 문제로 취소되자 이를 대체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RSOI)으로 불리다 2008년 ‘중요한 결의’라는 뜻의 키 리졸브로 이름이 바뀌었다.

21일까지 이어지는 올해 훈련에는 한국군 1만여명과 미군 3500여명이 참가한다. F-22 스텔스 전투기와 B-52 전략폭격기, 핵추진 항공모함도 훈련에 참여한다. 올해 키 리졸브 연습은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앞두고 한미연합사가 아닌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주도적으로 작전계획을 수립해 시행한다.

합참과 연합사는 주한 유엔군사령부의 회원국인 덴마크 영국 호주 콜롬비아 캐나다 등 5개국의 일부 병력도 참가토록 했다. 중립국 감독위원회에서 파견된 스위스와 스웨덴 감독관도 훈련을 참관한다.

북한이 키 리졸브에 반발하는 이유에 대해 군 관계자는 “미국의 막강 전력인 핵 항공모함과 최첨단 F-22 스텔스 전투기 및 이지스 구축함, 핵추진 대형 잠수함 등이 동해상에 집결하는 데 대해 북한 지도부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부대가 키 리졸브에 참여한다는 것도 북한을 자극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북한도 원산에서 대규모 훈련

북한은 강도 높은 위협을 이어갔다. 노동신문은 “지금 최후의 전면 대결전에 진입한 우리 전선군집단을 비롯한 육군, 해군, 항공 부대들과 전략로케트 군부대들, 노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들은 최후 돌격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지난 9일에는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제3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전면 배격한다고 했다.

북한은 키 리졸브 연습에 대응해 11~12일 사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육·해·공군, 특수전부대 등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가급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동·서해에 선박과 항공기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해 KN-02 단거리 미사일 등을 발사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군은 북한이 ‘치고 빠지기 식’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사이버 테러와 후방지역의 국가 중요시설 테러, 북방한계선(NLL)과 군사분계선(MDL), 비무장지대(DMZ) 등에서 기습적인 도발 방식이 꼽힌다.

군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정전협정 백지화를 주장한 것은 정전협정에 위배되는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위협”이라며 “판문점과 DMZ 내에 1~2개 중대 병력과 중화기를 반입해 무력시위를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군은 서해 5도 지역이 북한의 도발에 취약하고 도발 위험성도 높은 만큼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홍영식/조수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