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백령도 타격부대 시찰…"대북정책 전환 압박…고도의 심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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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가니에 쓸어 넣으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2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백령도 타격 임무를 맡고 있는 부대를 시찰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통신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백령도가 지척에 보이는 서부전선 전초기지인 월내도방어대를 시찰했다”며 “‘명령만 내리면 적들을 모조리 불도가니에 쓸어 넣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월내도방어대를 시찰하면서 한국군 해병6여단의 전파탐지초소와 포발견탐지기(대포병레이더), 하푼 미사일 발사기지, 130㎜ 방사포(다연장로켓·MLRS), 155㎜ 자행곡사포(자주포) 중대 등 타격 대상을 소멸하기 위한 타격순서와 진압밀도를 규정해줬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진압밀도는 적의 병사와 무기를 진압하거나 소멸하는 데 필요한 화력을 단위 면적당 포탄 소비 정도로 나타낸 수치를 의미한다.
김정은은 또 백령도 타격 임무를 맡고 있는 인민군 제641군부대의 관할 ‘장거리(장사정) 포병’ 부대를 시찰했다. 황해남도 해주에 사령부가 있는 4군단 산하 부대로 알려진 제641군부대는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 지역을 관할하고 있다. 김정은은 “적들이 우리의 자주권이 행사되는 조국의 바다에 0.001㎜라도 침범한다면 원수의 머리 위에 강력한 보복타격을 안기라”고 지시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대변인 성명에서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이 시작됐음을 거론하며 “이 시각부터 초래될 모든 파국적 후과(결과)의 책임은 전적으로 도발자들인 미국과 괴뢰 패당이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잇단 위협에 대해 한·미 최첨단 군 전력이 집결한 상황에서 실제로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전쟁 도발의 기본은 기습인데 궐기대회하고 전쟁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이 지속적이면서도 전방위적으로 도발과 관련한 수사적 위협으로 한국에 대해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심리전 일환으로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일련의 정치·군사적인 활동을 통해 대내적으로 주민 결속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대남·대미 위협을 함으로써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의 심리적 전술에 우리 국민이 동요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현재로선 곧바로 추가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을 발사할 징후도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군이 조만간 원산을 중심으로 한 동해지역 일원에서 김정은이 참관하는 국가급 군사훈련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그렇지만 북한의 위협이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