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주가가 강세를 보인 종목들의 1분기 실적 전망치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견조한 주가 상승세가 2분기에도 이어지려면 1분기 실적에 대한 ‘믿음’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연초 대비 주가가 10% 이상 오른 종목 중 증권사 3곳 이상이 1분기 실적 전망치를 낸 종목은 총 29개다. 이들 종목 중 은행주는 대부분 실적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 반면 통신주들은 실적개선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이런 실적흐름은 어느 정도 주가에 선반영되고 있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은행주, 부동산 경기가 관건

하나금융지주는 연초 대비 11일 종가 기준 17.58% 상승했다. BS금융지주는 16.67%, 기업은행은 12.24%, DGB금융지주 12.03%, 우리금융은 10.17% 올랐다.

주가는 양호한 흐름이지만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마진 감소 등 영향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모두 마이너스다. 하나금융지주는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이 54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1.67% 줄어들었다. 우리금융은 5863억원으로 36.42% 감소하고, 기업은행은 4486억원으로 27.71%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은행주 주가는 1분기 실적뿐 아니라 부동산 경기 등 외부 요인에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면 주가가 상승 흐름을 탈 수 있다”며 “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부동산 대책의 강도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LTE 호재 만난 통신주

올 들어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통신주의 1분기 실적은 작년과 비교해 개선될 전망이다. 올해 21.31% 오른 SK텔레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08%(5436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LG유플러스는 153.74%(1407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이동섭 SK증권 연구원은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증가, 1분기 영업정지에 따른 마케팅비 감소 등으로 실적이 좋아진 측면이 있다”면서도 “호재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상태라 차익실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LTE 가입자가 휴대폰 사용 인구의 75%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며, 이때까지 2년 이상 남았기 때문에 주가가 쉬어갈 단계는 아니다”고 전망했다.

◆해외모멘텀 ‘약발’ 편차 보여

중국 수혜주 등 해외 모멘텀이 있는 종목들의 주가도 올 들어 상승곡선을 그렸다.

베이직하우스는 20.82%, 락앤락은 23.97%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1분기 실적 전망은 종목별로 다소 편차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베이직하우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 평균은 전년 동기 확정치보다 190.11% 많은 81억원, 락앤락은 소폭(2.45%) 상승한 221억원이다.

코스맥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5.93% 많은 80억원, 제일기획은 41.66% 늘어난 167억원이다. NHN은 1분기 영업이익이 15.57% 상승한 2005억원으로 예상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