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기준 금리 동결 소식이 전해진 이후 낙폭을 키우며 1990선을 하회하고 있다. 3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을 맞아 프로그램 매물도 지속적으로 출회되며 지수에 부담을 주고 있다.

14일 코스피 지수는 10시57분 현재 전날 대비 14.66포인트(0.73%) 내린 1985.07를 기록중이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개장 직후 하락세로 출발했으나 일부 경제지표의 호조 소식 등에 힘입어 상승세로 반전, 1996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9거래일 연속 올랐다. 7거래일째 사상 최고치 경신도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는 한국은행 금통위와 동시만기일을 맞은 경계감에 소폭 하락세를 나타내다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낙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심리가 있었지만 동결로 결정이 되는 상황에서 그동안 환율 상승에 따른 외국인의 차익 매물이 나오고 있다"면서 "쿼드러플 위칭데이를 맞아 기관 역시 프로그램 매물을 내놓으며 지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이 기준 금리 동결 방침을 밝힘에 따라 지난해 7월과 10월에 0.25%포인트씩 낮아진 뒤 다섯 달째 같은 수준을 이어가게 됐다. 한은 금통위가 다섯 달째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대외경제가 완만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과 대내외 경제여건이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는 점도 현 수준을 유지하게 된 배경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연속 1%대에 머물고 있는 것도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힘을 보탰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월과 비교해서 대외 경제여건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원화 강세 흐름도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이 동결의 이유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동결 조치는 전문가들의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다. 앞서 <한경닷컴>이 16개 국내 증권사를 대상으로 3월 기준금리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이 중 11개 증권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 인하를 예상한 증권사는 5개사였다.

금리 동결이 결정된 이후 주식 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매물을 확대하고 있다. 기관은 1064억원, 외국인은 689억원 순매도로 집계되고 있다. 개인은 1743억원 매수 우위다.

프로그램은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몰리며 전체 790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 중이다. 차익거래에서는 16억원, 비차익거래에서는 773억원 매도 우위다.

대다수 업종이 일제히 내리고 있다. 의료정밀, 철강금속, 음식료, 은행, 금융, 보험, 건설 등이 1~2%대 약세다.

시가 총액 상위 종목도 동반 하락 중이다.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모비스, 포스코, 기아차, 한국전력, 삼성생명, 삼성전자우, 신한지주가 내리고 있다.

금리 동결 소식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의 파산 위기로 국내 건설주(株)들도 동반 약세다. 일부 건설업체의 막대한 투자 손실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금리 동결 소식도 부정적 재료로 해석된다.

삼성물산, 현대산업, 현대건설, GS건설이 1%대 하락을, 남광토건벽산건설은 4%대 내리고 있다.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는 306개 종목이 상승중이고, 454개 종목은 떨어지고 있다. 거래량은 1억4300만주, 거래대금은 1조2800억원이다.

코스닥 지수는 장 초반 550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하락 반전해 현재 1.99포인트(0.36%) 내린 547.74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이 152억원 매도 우위인 반면 개인과 기관은 161억원, 16억원 매수 우위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