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람보르기니 신형 '가야르도 LP560-4' 출시 행사가 열린 서울 청담동 네이처포엠. 버톨리 지나르도 람보르기니 아시아·일본 지사장(사진)은 "수퍼카를 사랑하는 고객들에게 람보르기니를 더 많이 알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3년 만에 나온 신모델을 보기 위해 몰려든 70여명의 취재진들로 행사 장소는 발 디딜틈 없었다. 람보르기니의 공식 판매·수입원인 람보르기니서울은 행사장을 팝업까페로 꾸며 사흘간 고객들을 맞는다. 100㎡(약 30평) 남짓한 블랙톤의 까페 내부에는 LP560-4외에 옷, 모자, 아이폰 케이스 등 람보르기니 로고가 박힌 다양한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자동차, 브랜드 상품, 까페가 어우러진 람보르기니 복합 공간인 셈.

람보르기니서울 관계자는 "고객 초청행사는 예전부터 해왔지만 이번처럼 이색 형식으로 준비한 것은 처음" 이라며 "내일 VIP고객 100명을 시작으로 오는 17일까지 많은 고객분들이 다녀갈 것"이라고 말했다.

람보르기니 차값은 3~4억 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한국의 일부 부유층이 스피드를 맛보기 위해 차를 구입하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 람보르기니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많은 젊은 남성들이 람보르기니를 '드림카'로 지목하는 이유다.

내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람보르기니를 비롯해 벤틀리, 포르쉐 등 고가 차 브랜드는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수입차 성장률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람보르기니는 작년에 23대를 팔아 전년 대비 50% 성장했다. 2011년 논현동에서 대치동으로 전시장을 확장 이전했다. 벤틀리는 총 135대를 팔아 2006년 한국 시장 진출 이후 최고 성적을 냈다. 수퍼카 소비 연령층이 낮아지면서 1~2억 원대 차량이 주를 이루는 포르쉐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1500대를 판매했다.

수퍼카 브랜드 업체들이 국내 투자를 늘려 입지를 확대하려고 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지난달 18일 람보르기니는 영국 투자회사 웨인그로파트너스와 손잡고 인천 영종도 일대에 66만㎡ 규모의 슈퍼카 레이싱센터를 설립하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오는 2016년 완공을 목표로 5㎞의 1급 레이스 트랙과 220개 객실의 7성급 호텔, 세계 최대 규모의 슈퍼카 박물관 등이 들어선다. 한국 중국 일본 등의 슈퍼 리치(고액 자산가)들이 주요 타깃이다.

당시 행사를 위해 방한한 핀탄 나이트 람보르기니 부사장은 "수퍼카 고객이 급증하고 있는 동북아 지역은 람보르기니의 안정적인 사업 구역" 이라며 "이번 프로젝트 참여는 해당 지역에서의 장기적인 플랜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람보르기니에게 있어 동북아 지역의 주요 거점이 되는 곳이다. 시장점유율(2%)이나 판매 수치로만 보면 아시아 시장에서 비중이 낮지만 중국 일본을 연결해주는 허브 시장이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본사 차원에서 볼 때 판매량 이상의 의미가 있는 시장"이란 나이트 부사장의 말이 이를 입증한다.

수퍼카에 매료된 한국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한 람보르기니의 발동은 시작됐다. 국내에는 약 1500명의 수퍼카 오너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저변 확대를 꾀하는 이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